이전 글에서 대충 설명을 하긴 했지만, 정운찬 총리가 외국인(일본인) 앞에서 무릎을 꿇은 것은 대단한 '오버'이다. 물론 그의 행동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 않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운찬 총리는 그 자리에 관청 또는 대한민국 그 자체의 의미를 지니고 간 것이다. 말그대로 그는 대한민국과 국민을 대표한 것이다. 일개 정운찬의 자격으로 그 자리에 간 것이 아닌 것이다.

거듭 밝히지만, 이번 사건은 당연히 유감감을 표명해야 하고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할 일이다. 그러나 그 형식이 잘못됐다. 무릎까지 꿇은 정운찬의 행동이 뜻하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 전체가 무릎 꿇고 일본 유족에게 사과한다는 의미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번 화재 참사가 대한민국 국민이 모두 공모해서 발생한 사건이란 말인가?. 물론 전혀 그렇지 않다. 그러나 정운찬 총리는 그에 준하는 사과를 한 셈이다. 그러니 그런 의미를 아주 잘 알고 있는 일본 언론들이 한국 정부의 '극진한 사과'를 극찬하고 나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자. 만약 일왕이 우리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한다고 상상해 보라.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우리 언론의 반응도 일본 언론 못지 않을 것이다. 일왕을 추켜세우며 온갖 찬사를 쏟아낼 테니 말이다. 그러니 현재 일본 언론이 한국 정부를 극찬한다고 해서 반길일도 아닌 것이다.

만약 정운찬 총리가 자신의 위치에 대해 단 한번이라도 의식했다면, 그런 '과잉행동'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고개를 숙여 사과하는 정도로도 충분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의 행동은 굳이 용산참사와 비교하지 않더라도 그 차제로 비판 받아 마땅한 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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