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인 신념에 따라 제 발로 걸어서 감옥에 가는 사람들이 있다. 여호와의 증인들이 바로 그들이다. 여호와의 증인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1939년 등대사(여호와의 증인) 사건이다. 당시 여호와의 증인들은 신사참배 거부로 33명이나 구속되었다.

이들은 해방 이후에는 지속적으로 '양심적 병역거부'를 감행하면서 때로는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물론 여호와의 증인들의 '병역거부'는 지금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에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의 손을 들어주는 전향적인 판결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판결만으로는 부족하다. 현재로서는 판결을 이행할 수있는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병역을 거부하고 있는 일부 여호와의 증인들은 대체복무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는 아직 이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들에 대한 구속수감은 계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충남 청양군에 사는 명찬우(27세)씨도 여호와의 증인이다. 물론 명씨도 종교적인 양심을 이유로 병역의무를 거부하고 있다. 명씨의 형 영욱(가명)씨는 이미 양심적 병역거부로 실형을 받고 1년 6개월의 수감 생활을 마쳤다.

명씨 형제를 지근거리에서 오랫동안 봐 온 이상선 청양시민연대 대표는 "두 형제를 십 년 이상 오랫동안 보아 왔다. 참 착한 청년들이다"라며 "저런 청년들을 감옥으로 보내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큰 낭비이다"라고 지적했다.  

지난 2일, 청양 도서관 인근 청양시민연대 건물에서 명찬우씨를 만났다. 실제로도 그는 열심히 산다. 명씨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신문을 배달하며 아르바이트를 했다. 지금은 신문배달이 직업이 되었다. 명씨는 신문이 나오지 않는 주말을 제외하고는 매일 새벽 2시부터 오전 8시까지 신문을 돌린다.

무려 13년 동안 신문을 배달한 것이다. 처음에는 <한겨례신문> 하나만을 돌렸다. 하지만 성실성을 인정받아서 일도 늘었다고 했다. 지금은 <한국경제>를 비롯해 15개의 신문을 돌린다. 수입은 한 달에 200만~300만 원 정도이다. 물론 수입은 함께 일하고 있는 형과 나눈다. 명찬우씨에게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택한 이유를 물었다.

- 병역거부를 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
"종교적인 양심 때문이다. 성경은 칼을 녹여 농기구를 만들라고 했다. 또한 성경은 서로 사랑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여호와 증인의 종교적인 양심과 병역 거부는 철저히 성경에 근거한 것이다. 예수님은 스스로 하신 말씀을 실천했다. 예수님이 자신의 말을 실행에 옮겼듯이 나도 내 양심에 따라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 병역거부와 병역 기피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병역을 기피하려는 목적이 아닌가하는 의심도 받지 않나.
"얼마 전 법원에 나가 재판을 받았다. 병역을 기피할 목적이라면 차라리 도망을 치지 스스로 법정에 서지 않는다. 군대에 안 가고 총을 잡지 않는 대신 대체 복무제를 허용해 준다면 3년이든 5년이든 대체복무를 할 의사가 있다. 이웃 나라 대만은 여호와의 증인들이 대체 복무를 하고 있다. 소방이나 건설, 각종 사회봉사 등 현역복무보다 더 어려운 곳에서 일하더라도 대체복무가 인정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 병역거부를 한다고 했을 때 자주 받는 질문은 무엇인가.
"전쟁이 일어나 적들이 가족을 죽이는데도 가만히 있을 것이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온몸으로 막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무술을 연마할 생각은 없다. 그들이 가족을 죽여도 나는 그들을 죽일 수 없다. 복수는 여호와 하나님에게 맡긴다. 그것이 우리의 신념이다."

- 최근에 병역거부와 관련해 재판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법은 잘 모르지만, 이르면 이번 달 안에 2심이라고 해서 형이 결정되는 재판을 받는 것 같다. 스스로 공주교도소에 가서 수감되는 절차가 남아 있는 것이다. 지금은 법정구속 보다는 직접 걸어서 교도소까지 간다. 판사들도 법정구속보다는 스스로 교도소에 걸어가 수감되는 것을 허용하는 분위기이다. 우리는 도망치지 않는다. 때문에 판사들도 우리의 '양심'을 믿고 인정하는 것 같다."

- 더 하고 싶은 말은 없나.
"여호와의 증인을 안 좋게 보는 경우가 많다. 병역거부를 하는 것은 우리가 특별해서가 아니다. 우리는 종교적인 양심을 거부하지 않고 따르고 있을 뿐이다."


오마이뉴스 이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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