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되면서 어쩔수 없이 창문을 열어 놓고 자게 된다. 


건물 2층이 피씨방인지라 새벽 1-2시에도 청소년들이 소란 스럽게 떠드는 경우가 있다. 현행법상 밤 10시부터 다음날 아침 9시까지는 청소년들이 보호자 없이 피씨방 출입을 할 수 없다. 하지만 경찰이 피씨방을 수시로 돌며 순찰하지 않는 이상 이런 법이 잘 지켜질리가 없다. 


게다가 청소년들이 늦은 밤 피씨방에서 나온다고 해서 순순히 집으로 돌아 가는 것도 아니다. 피씨방 문앞이나 건물 근처에 삼삼오오 모여 뒷풀이로 수다를 한 두시간씩 떨고 나서야 해산을 하는 특징도 보인다. 간혹 불량학생들은 담배까지 피우며 수다를 떤다.  


피씨방에서 불과 몇 십발짝만 더 나가면 넓디 넓은 근린공원도 있는데, 굳이 민폐를 끼치면서까지 주택가에서 떠드는 것을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혹시 공원에서 떠들면 다른 불량학생들이나 질 나쁜 어른들에게 두들 맞을까봐 그러는 걸까? 아니면 단지 거기까지 나가기가 귀찮아서 일까. 


만약 전자라면 야밤에 불법을 감행하면서까지 피씨방 출입을 해선안된다. 안전한 집에서 쉬는 편이 더 좋을테니까. 그리고 후자의 이유라면 한번쯤 자신들의 부모님이 주무시는 창가 바로 앞에 친구들을 데리고가서 담배 피우고 술마시며 떠들어 볼 것을 권하고 싶다. 부모님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그리고 어떤 잔소리를 하실지 경험해 보길 바래서다. 


어쨌든 이들은 종종 피씨방 주변 주민들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의 해산명령을 받고 나서야 해산을 하는 경우도 있다. (솔직히 어제는 내가 신고한 것었다.)


이런 경험들을 통해서 난 늦은밤 피씨방에 청소년 출입을 금지한 새로운 이유를 알게 됐다. 청소년들이 밤늦게 게임하는 것이 청소년들의 건강을 해칠 뿐만아니라 피씨방 주변 건물에 사는 사람들의 건강과 삶의 질도 하락 시킬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덕분에 늦은밤 청소년들의 피씨방 출입 제한을 적극 찬성하게 됐다. 


어쨌든 경찰은 주민이 굳이 신고를 하기 전에 미리 미리 피씨방 주변에 대한 순찰을 강화 하고 청소년들을 출입시키는 피씨방에 대해서는 가차없이 처벌해 주길 바란다. 공권력은 건전한 시위를 막는데 허비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런데 써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무더위, 물과 더위!

소소한 일상에서 2013.06.20 11:01 Posted by 이재환

무더위는 물과 더위가 만나 만들어진 합성어라고 한다. 


습기가 많으면 더위를 가중 시키는 이치를 정확히 꿰뚫어 보고 만든 말인 것이다. 실제로 더운 여름 습기가 많은 욕실을 환풍기를 돌리지 않은 체 창문을 꽉 닫아두면 오래지 않아 욕실안은 완전 찜통이 된다. 


요즘 장마철로 접어 들면서 날씨가 꽤 습하고 더워졌다. 


덥다고 짜증 내지 말고 올여름도 잘 견뎌야 하는데, 벌써부터 걱정이다. 



최근에 빵 터졌던 일 두가지

소소한 일상에서 2013.06.14 15:48 Posted by 이재환

장면 하나.


오랜만에 놀러간 공공 도서관 휴게실. 휴게실에는 두세살 쯤 되어 보이는 여자 아기가 꽤나 앙증 맞은 모습으로 엄마와 놀고 있었다.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한참을 쳐다 보았다. 이따금 아이와 눈이 마주치면 찡긋하고 윙크를 해 주었다.  

그렇게 잠시 아이가 노는 모습을 보다가 휴게실을 나오려는데, 아이가 나를 따라 나오려고 하는 것이다. 이때 아이 엄마의 한마디가 나를 빵 터지게 했다.

"00아 아빠 아니야 이리와!".

헉 아이가 날 아빠로 착각했단 말인가?? 


장면 둘


자전거로 탄천을 경유해 양재천으로 가던 길이 었다. 

초등학교 2-3학년 쯤 되어 보이는 꼬마 둘과 아줌마 한명이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꼬마 하나가 갑자기 급정거를 했다. 충돌 사고가 날뻔 했다. 화가 나서 뭐라고 한마디 하려던 찰나. 

꼬마의 한마디가 나를 빵 터지게 했다. "야 갑자기 서면 어떻게해 너 때문에 등산객이 못가고 있잖아!"

핼멧을 쓰고 자전거를 타고 있는 나를 보고 등산객이란다. 꼬마가 다급한 나머지 말이 헛 나온 것이다. 

미스에이의 수지양을 보면 이따금 고 장진영을 떠올리게 된다.


둘의 외모가 어딘지 모르게  닮아 보여서다. 여자를 보며 예쁘고 섹시하다가 아니라 '근사하게 생겼다'라고 생각한 것은 아마도 장진영이 처음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녀의 죽음이 더욱 안타까웠던 기억이 있다.


요즘 드라마 <구가의 서>에서 수지양이 담여울 역을 맡아 열연하는 모습도 참 멋지고 근사해 보인다.


앞으로도 그녀의 활약을 지켜 볼 생각이다. 이따금 장진영을 떠올리며 그렇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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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심기, 오랜만에 사람노릇?

소소한 일상에서 2013.05.20 09:57 Posted by 이재환

주말동안 동생과 함께 시골에 내려가 모를 심었다. 


동생이 지인들에게 주말에 시골로 모내기 하러 간다고 하니까, 지인들이 "요즘은 기계로 심지 않아?"라고 말하더란다. 


아주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딱히 맞는 말도 아니다. 기계로 모를 심는 것은 맞지만, 기계에 모판을 넣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도시에서 자라 농촌의 실상을 잘 모르는 동생의 지인들은 기계로 모를 심으니, 특별히 일손이 필요 없을 거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안타깝게도 완벽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등장하지 않는 이상 그럴 일은 없다. 


내가 시골에서 태어나긴 했어도 솔직히 농사에 대해선 잘 모른다. 다섯살 어린 나이부터 할아버지를 따라 농사일을 배우기 시작해 평생을 농부로 산 아버지는 그것이 한이 되었는지 외아들인 나에게 좀처럼 일을 시키지 않았다. 


덕분에 난 아버지와 어머니가 일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 보았을 뿐 농사일을 거든 기억이 그렇게 많지가 않다. 


하지만 적어도 농사일에 일손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은 안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농사도 여럿이 하면 힘들지가 않다. 모심는 기계에 모판을 넣는 일도 하나 보단 둘이 낫고, 둘보다는 넷이 낫다. 2인 1조로 번갈아 가며 일을 하면 훨씬 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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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방위 훈련이 끝났다

소소한 일상에서 2013.05.09 10:01 Posted by 이재환

오늘 아침 마지막 민방위 훈련을 받았다. 


민방위 훈련은 만 40세까지 받는다고 해서 내년에도 또 받는 줄 알았는데, 1973년생은 올해로 민방위 훈련이 종료된다고 한다. 물론 만 40세가 되는 내년 까지는 전쟁이나 국지전 혹은 각종 재난 등의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소집에 응해야 한다. 그래도 아침부터 운동장에 모여서 시덥지 않은 연설을 듣는 고통은 면했으니 참 다행스럽다.


훈련이라고 해봐야 초등학교 운동장에 모여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하고 애국가 한소절 부르고, 구청장의 일장 연설을 듣는 것이 전부다. 하지만 귀찮다. 여전히 국가에 의해 동원 되고 사실도 짜증이 나고, 아침부터 구청장 아줌마의 어설픈 연설을 듣는 것도 번거로운 일이다. 


한국 남성들은 군입대를 통해 스무살 꽃다운 청춘을 바치며 2년 이상의 병역의무를 수행한다. 병역을 마치고 나면 7년 동안 예비군 훈련을 받는다. 그 중 처음 4년은 3박4일간 부대로 들어가 동원훈련을 받게 된다. 그러나 예비군 훈련이 종료됐다고해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만 40세까지 일년에 한번 국가의 부름에 응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민방위 훈련이다. 


민방위 훈련이 귀찮은 이유는 국가가 국방의 의무란 이름으로 한 개인을 거의 20년 가까이 마음대로 부려 먹으며 오라가라 하는 것에 대한 반감 탓 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민방위 훈련이 끝날 정도로 나이를 먹었다는 것이 약간 아쉽긴 하다. 그래도 한편으론 속이 후련하다.


일부 여성들이 폐경이 되면 아쉬움 보다는 후련함을 느낀다고 하던데, 아마도 남성들이 민방위 훈련에서 벗어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내년까지도 받아야 하는 줄 알았던 민방위 훈련이 올해로 모두 끝났다. 1년을 덤으로 받은 것처럼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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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꿈

소소한 일상에서 2013.05.01 10:39 Posted by 이재환

내가 가장 사랑하는 달, 내가 태어난 달 그래서 더 아름답고 싱그럽게 느껴지는 5월의 첫날이다. 


햇살이 잔인할 정도로 아름다운 5월의 첫날인 오늘은 노동절이기도 하다. 꿈을 잃고 방황하는 사람들, 그리고 직장을 잃고 힘겨워 하는 사람들, 하루 하루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5월처럼 행복했으면 좋겠다. 


내게 꿈이 있다면 사시사철 5월같은 날씨만 있는 나라에서 텃밭을 일구며 사는 것이다. 가까운 바다에 나가  고기도 잡고 가끔식 자전거와 산행을 즐기고 싶다. 


꼭 바다가 아니어도 큰 거실창 앞으로 아름다운 산이나 계곡이 보였으면 좋겠다. 멀리 여행을 가지 않아도 그곳에 있는 것 자체가 여행이 되는 아름 다운 곳, 그런 곳이 세상에 존재할까 싶기는 하지만 어쨌든 그런 곳에 살고 싶다. 


작은 온실하나 만들어 놓고 그곳에 사슴벌레와 귀뚜라미 같은 곤충들을 위한 공원을 만들고 싶다. 그래서 날마다 그들을 보살피며 살고 싶다. 가끔은 되도 않는 글을 끄적이며 수필도 쓰고, 어떤 날에는 아무 생각없이 멀뚱히 창밖을 내다 보며 시간을 보내고 싶다. 


삶의 마지막 날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내려 놓고, 바다가 보이는 큰 거실에 앉아 그렇게 편안하게 눈을 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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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도 안되어 휴업한 PC방

소소한 일상에서 2013.04.18 14:14 Posted by 이재환

아랫층 피씨방은 '당분간 문을 닫습니다'라는 안내문을 적어 놓고 벌써 2주째 휴업 상태다.


작년 9월인가. 아래층에 있던 사교육 학원이 망해서 나갔다. 바로 한달 뒤 그 자리에 피씨방이 들어섰다. 떠들석하게 개업식을 하더니 피씨방도 결국 반년만에 휴업을 한 것이다. (저러다 아예 문을 닫는 것은 아닌지 솔직히 좀 걱정이 된다. 안다 오지랍이다.) 


경기 침체가 하루 이틀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요즘은 개업하자 마자 망하거나 문을 닫는 업종이 점점 늘고 있는 것 같다. 


먹고 살기 참 힘든 세상이다. 

fanterm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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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다, 참 덥다

소소한 일상에서 2013.04.17 15:31 Posted by 이재환

불과 며칠전만해도 겨울의 뒤끝이 남아 있었는데, 오늘은 봄 생략하고 곧바로 여름으로 넘어간 듯한 더운 날씨다. 날씨도 사람도 참 급한 세상이다. 


중간은 없고 그냥 건너 뛰고 보자는 식이다. 봄은 생략되고 막바로 겨울에서 여름으로 가는 건가? 


그나 저나 더워서 그런지 오후가 되니 나른하다. 아무도 없는 곳에 짱 박혀 낮잠이나 자고 싶다. 인구 밀도가 폭발 직전인 지구상에 그런 공간이 온전히 존재할지는 모르겠지만,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 곳에서 모든 것을 다 내려 놓고 푹 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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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단상

소소한 일상에서 2013.04.15 13:19 Posted by 이재환

서울을 기준으로 벚꽃이 핀 날짜는 2007년에는 4월 1일이었고, 2012년은 4월 15일이었다고 한다. 


최근 들어 벚꽃이 피는 시기도 점점 늦어 지고 있는 것이다.


작년 4월 문정동으로 이사왔을 때 집앞 도로에 벚꽃이 활짝 피어 있는 것을 보며 참 좋은 동네로 이사를 왔다고 생각 했었다. 


올해 벚꽃이 피는 과정을 보니, 꽃을 틔우는 과정이 참 힘겨워 보였다. 


며칠 동안 움추려 있던 꽃망울이 단 하루만에 확 피는 모습은 경이롭기 까지 했다. 


하지만 그 꽃을 틔우기 위해 꽃샘 추위를 견디며 움추리고 있던 꽃망울을 생각하면 안쓰럽다.  


꽃이 피는 것은 나무에겐 온 힘과 정성을 다해야 하는 생존의 투쟁이라고 생각하니 활짝 핀 벚꽃이 마냥 아름다워  보이지만은 않았다. 


세상에 공짜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벚꽃만큼은 

고통없이 쉽게 피어 주길 바란다면 그것은  지나친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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