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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스 이재환 칼럼'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06.12 KBS, 결코 위축될 필요가 없다
  2. 2008.05.28 아직도 국민 '마음' 모르는 대통령

KBS, 결코 위축될 필요가 없다

내멋대로 칼럼 2008.06.12 17:54 Posted by 이재환

[미주알 고주알 칼럼] 미디어스 기고 글

얼마전 촛불시위와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 비서관들에게 "위축되지 말라"고 당부 했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이 말을 오히려 KBS 기자나 PD들에게 해주고 싶다.

MB 정부는 최근 KBS와 공기업 심지어 포털사이트에 대한 감사와 세무 조사를 대대적으로 펴고 있다. 무엇인가 개혁과 변화가 필요하고, 또 사회가 그것을 간절히 원하는 시점이라면 이는 긍정적일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나 많은 국민들이 쇠고기 파문을 거치며 현 정권이 과연 '국민을 위한 정권인가'라며 의문을 품고 있다. 정부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공영방송에 들이대고 있는 감사의 잣대는 '방송 장악' 의도로까지 읽혀질 소지가 충분하다.

MB 정부가 그동안 드러낸 소통 방식은 대화를 통한 쌍방향의 구조가 아닌 상대의 이해만을 강요하는 일방통행식 소통법이었다.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듯이 그들은 광우병에 대해서도 '국민이 잘 몰라서, 괴담이 유포된 것'이며 괴담의 진원지는 'KBS와 MBC 같은 공영방송'이라고 주장한다. 엄밀히 따지면 '괴담'의 근원지는 지난해 말 '뼛조각 사태'에서 광우병 위험성을 대량 유포시킨 조중동과 한나라당이었다.

만약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높은 상황이었다면, KBS에 대한 정부의 감사가 일견 타당해 보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취해온 태도를 보면 KBS 감사는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상당수의 국민들은 그것에 공감하고 있다.

노무현의 'FTA 사태'를 주목하시라

MB 정부의 문제점 중 하나는 모든 문제의 원인을 외부로 돌린다는 점이다.

전 대통령인 노무현에 대한 지지가 급추락한 것은 다수의 지지자들이 반대했던 한미-FTA를 극구 추진한 탓도 컸다.

물론 한미-FTA의 문제점을 일선에서 비판하고 견제했던 것이 바로 MBC와 KBS였다. 또 경향신문이나 한겨레 또한 FTA 문제를 맹렬하게 비판했었다. 그 결과 노무현을 지지했던 386이나 젊은 세대들은 노무현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기 시작했다. 바로 이런 상황의 최대 수혜자가 지금의 MB 정부이다.

최근 뉴라이트나 일부 보수단체들은 KBS와 MBC를 '좌파 빨갱이' 언론으로 규정하며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 노무현 정권시절 한나라당과 함께 노무현 탄핵의 선봉에 섰던 세력들이다. 때문에 이들은 촛불시위에서 '독재 타도', '이명박 탄핵'이란 구호가 터져 나오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색깔론을 꺼내 들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그들 중 일부는 촛불시위대를 '국가 전복 세력'으로 까지 규정하고 있다. 이쯤되면 그들은 자신들이 과거에 '노무현을 탄핵'했던 것 자체가 '정권 전복'을 위한 도발이었음을 자인한 것으로 해석해도 무방할 듯 싶다. '내가 하면 로멘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 말은 바로 그들에게나 해당되는 말인 것이다.

또 촛불시위대의 기세에 눌려 잠시 숨고르기를 하던 조중동 신문은 또다시 왜곡보도의 대열에 가세할 기미까지 보이고 있다.

KBS는 기죽을 이유가 없다

그러나 KBS가 국민을 위한 공영방송이라는 자부심을 잃지만 않는 다면 전혀 기죽을 이유가 없어 보인다. 정권은 5년이지만, 국민은 영원하다는 상식을 늘 기억하면 된다.

사회적으로도 그런 분위기는 이미 조성이 되어 있다. 정권이 국민적 합의 없이 무리한 정책을 추진할 경우 어떤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인지를 촛불집회가 잘 보여 주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정권이 잘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정당하게 평가 받을 필요가 있다. 그러나 정부 정책에 대한 평가가 무비판적이고, 일방적인 홍보에 그친다면 그것은 바로 반민주적인 '독재 정부'의 탄생만을 의미할 뿐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여러 정황으로 볼 때 KBS는 지금 '반민주 세력'과 맞서는 첫시험대에 놓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KBS는 결코 위축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관련기사 링크>
이명박 정부의 언론통제 100일 - 프레시안
회유아니면 압력, 5공식 언론 길들이기 - 한겨레
kbs, 감사원 특감 입장 표명 - 리뷰스타
이명박 정부의 포털사이트 길들이기? - 시사인

2MB는 아직도 국민속을 모른다

2MB의 '대국민 담화'를 보면 그는 여전히 국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모르는 것처럼 보인다.

국민들이 바라는 '경제'는 FTA와 같이 복잡하고 머리 아픈 거시적인 문제가 아니다. 또 그래프(경제성장률)의 오르내림이나 관찰하는 교과서적인 경제는 더더욱 아닐 것이다.

한국의 학부모들은 하루 속히 붕괴된 공교육이 정상화되서 사교육비 부담이 줄어 들기만을 바란다. 또 누군가는 한학기 수업료가 500만원이나 되는 대학등록금에 좌절하기도 한다. 그뿐인가. 하루가 멀다하고 치솟는 물가로 시장을 보기가 두려운 주부들도 많다.

아마도 국민들은 단순히 '많이 벌어 많이 쓰는 것'만을 원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일확천금을 바라지 않는 이상, 비록 적은 연봉일지라도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는 '알짜 경제'를 원할 것이기 때문이다.

   
  ▲ 경향신문 5월27일자 5면.  
 
흔히 의료비가 많이 드는 중증 환자가 있는 집안은 좀처럼 잘 살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 이유는 수입의 대부분을 환자에게 지출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은 현재 중환자를 돌보며 허덕이는 집안이나 다름이 없는 상태이다. 과도한 사교육비, 투자 대비 이윤이 적은 대학교육(청년 실업률 참고), 높은 육아 비용(출산률 저하 원인), 하루가 멀다하고 치솟는 물가와 같은 중병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국내문제 해결없는 FTA는 '무용지물'

이런 가운데 한-미 FTA 문제도 '대국민 담화문'에 포함되어 있었다. 정부의 주장대로 FTA가 우리 국민에게 '성공'을 가져다 줄 것인지도 물론 의문이다. 하지만 설령 FTA가 우리경제에 상당한 이익을 가져다 준다고 해도 국민들이 앓고있는 중병을 치료하지 않고서는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말한 것처럼 집안에 '사교육병'이나 '물가상승'과 같은 중환자를 놔두고는 비록 수입이 다소 늘더라도 경제적으로 허덕이기는 마찬가지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의사 역을 맡아 한국병을 치료해야 할 정부는 그동안 '사이비 처방전'을 남발했다. (인수위 시절은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 언론에 따르면 최근 정부는 '경제활성화'를 이유로 '간접세는 늘리고 법인이나 고소득자의 소득세는 낮추'는 내용의 처방전을 내놓았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의 조세대비 간접세 비율은 44.8%로 OECD 평균 39%보다 훨씬 높다. 정부는 가뜩이나 높은 간접세를 지금보다 더 올리겠다고 나선 것이다. 간접세가 오르면 물가도 덩달아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은 상식이다.

정부는 또 얼마전 일부 공기업을 민영화하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물론 방만한 공기업에 대해 적절한 '처방'이 필요하다는 데는 상당수의 국민이 공감할 것이다. 다만 그 해법이 '민영화'라면 이견이 있을 수밖에 없다. 지금의 물가도 벅찬데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되는 것을 반길 국민은 별로 없을 테니 말이다.  

정부가 진정으로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고 싶다면, 처방전(정책)을 남발하기에 앞서 정확한 진단을 내놓는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실제로 국민들은 정부가 '한국병'을 정확히 진단하고 그것을 치료해 주기만을 바라고 있다. 그런데도 정작 정부는 발행하는 처방전마다 영 믿음직스럽지 못해 상당수의 국민을 실망시켰다. 따라서 정부가 '한-미 FTA를 비준'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점을 두어야 할 일은 따로 있는 듯 보인다.

국민들이 당장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그리고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치료할 것인지부터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우선인 듯 보이기 때문이다.

<미디어스>에 기고한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