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귀촌 2년차, 박지용 유혜선 부부

 

'시골가서 뭐 먹고 살지'라는 걱정 때문에 귀촌을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지난 2015년 2월, 충남 예산군 덕산면 옥계리로 귀촌한 서른여덟 살 동갑내기 부부 박지용, 유혜선 씨의 얘기를 들어 보면 용기가 생길 수도 있다.

박씨 부부는 초등학교 6학년과 4학년의 두 남아를 키우고 있다. 부부는 최근 집을 짓느라 8천만원의 빚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박씨 부부는 "살면서 차차 갚으면 된다"고 말했다. 

박씨 부부는 "우리가 귀촌에 성공한 것도 아닌데, 인터뷰 대상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귀촌을 통해 삶의 다른 가치를 찾아내고, 그것을 기꺼이 누릴 수 있는 용기 자체가 소중한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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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용(38)씨는 지난 2012년 아내와 두 아이를 데리고 핀란드로 유학을 떠났다. 서울의 한 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박 씨는 핀란드에서 가구 디자인을 공부했다. 하지만 유학생활을 접고, 박씨 부부가 선택한 곳은 서울이 아닌 시골이었다.

박 씨 부부는 시골에 와서 농사를 지을 생각이 없었다. 애초부터 귀농이 아닌 귀촌생활을 염두하고 시골로 온 것이다. 물론 부모님 소유의 땅에 심은 밤나무에서 밤을 수확해 팔고는 있지만 본업은 아니다. 박씨 부부의 '용감한 귀촌 생활기'를 들어 봤다.   

 박지용 유혜선 씨 부부는 지난 2015년 충남 예산으로 귀촌했다. 부부는 아직 아직 풀어야할 과제가 많다고 했다.
 박지용 유혜선 씨 부부는 지난 2015년 충남 예산으로 귀촌했다. 부부는 아직 아직 풀어야할 과제가 많다고 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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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은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데, 귀촌을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박지용 : 건축사무소에 다닐 때 너무 힘들었다. 공개입찰과 비슷한 현상설계 일을 하다 보니 주당 90시간에서 100시간까지 일할 때도 많았다. 물론 중간에 10일 정도 쉬는 날도 있었다. 건축일은 야근이 많다. 결국 회사를 그만두고 핀란드로 유학을 떠나게 되었다. 핀란드에서 공부하는 동안 과연 내가 한국에 돌아가 잘 살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유혜선 : 서울에 살 때는 맞벌이를 하느라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상당히 제한적이었다. 남편의 핀란드 유학시절에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꽤 많았다. 서울로 돌아가 맞벌이를 하며 치열하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회의가 들었다. 마치 내가 사회의 부속품처럼 소모되는 것 같은 느낌도 싫었다.  

유학을 떠나면서 가지고 있던 모든 것을 정리했다. 유학생활로 모아 놓은 돈도 거의 다 썼다. 솔직히 다시 서울로 돌아가 사는 것도 막막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운이 좋은 편이다. 시골에 살 수 있는 집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집은 시부모님의 소유이다.

-남편 지용씨의 경우 시골 생활을 전혀 경험해 보지 않은 서울의 강남 출신으로 알고 있다.
박지용 : 태어난 것은 강북에 있는 북가좌동이고, 다섯 살 때부터 강남에서 살았다. 시골에 대한 애틋함은 있었다. 하지만 내가 직접 재래식 화장실에서 똥을 푸게 될 줄은 몰랐다. 그래도 막상 닥치니까 다 하게 되더라. (웃음)    
 
-아직은 힘든 것이 많아 보인다. 귀촌 생활은 만족 스러운가.
박지용 : 사실 나는 100% 만족한다. 건축을 전공하고 지금은 가구 디자인 쪽 일을 하고 있다. 가구 디자인은 혼자 일을 해도 무리가 없다. 서울에서 디자인을 하나 여기서 하나 큰 차이가 없다. 장소의 제약이 없는 것이다. 시골에서 디자인을 하는 게 심적으로도 도움이 된다.

-그래도 불편한 점은 있을 것 같다.
박지용 : 사실 시골에서는 돈을 쓰기 위해서는 멀리 밖으로 나가야 한다.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돈을 쓸 일이 없다. 하지만 집을 짓기 시작하면서 상당히 바빠지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워 지기 시작했다. 물론 손수 집을 짓고 있기 때문에 인건비는 아끼고 있다.

"귀촌을 배려하지 않는 귀농 중심의 지원 정책 아쉬워"

-귀농인을 지원하는 정책은 많은데, 귀촌 가구를 지원하는 정책은 부족하다는 비판도 있다.
박지용 : 관청에서 일정한 틀을 만들어 놓고, 거기에 맞춰 지원을 받고 싶으면 받고, 그렇지 않으면 포기하라는 식의 정책이 많다. 귀촌을 한 사람들도 무언가 지원을 받으려면 자신과 전혀 상관없는 교육을 받아야 한다. 지원을 받아 농가 주택 개량사업을 하려고 했는데, 200시간의 강의를 수강할 것을 요구했다.

유혜선 : 귀농이 아닌 귀촌 가정에게 관청에서 요구하는 교육은 실효성이 없다. 고추와 같은 농작물을 키우는 방법 등을 알려주는 식이다. 물론 이런 교육은 귀농인 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농업이 아닌 타 업종에 종사하는 귀촌인 들에게 그런 교육은 시간 낭비일 수밖에 없다.   

- 귀촌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선배로서 조언하고 싶은 것은 없나. 
박지용 : 한 달에 100만원씩 쓸 것을 생각하고, 적어도 2년 정도는 먹고 살 돈을 마련해야 한다. 서울에서 시골로 내려오자마자 직장을 잡는 것은 사실상 힘들다. 2년 정도 버티다 보면 길이 보이기도 한다.

유혜선 : 귀촌을 해서 놀랐던 것은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지금은 뜻이 맞는 분들과 함께 일을 하고 있다. 귀농과 귀촌에 관심이 있는 청소년들과 연계해 체험도 하게 하고, 농촌과 도시를 연결하는 일종의 코디네이터 관련 일을 준비 중이다. 

- 농사를 주업으로 할 생각 없는 것 같다. 따로 하고 싶은 일이 있나.
박지용:  지금 현재 공방을 차리고, 밤농사도 짓고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일 할 수 있는 디자인 회사를 만들고 싶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수익이 나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의 지원에서 독립해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유혜선 : 사실 최근에는 남편과 함께 회사도 하나 차렸다. 월급생활을 할 때는 나라에 세금도 꼬박 꼬박 냈는데, 지금은 세금을 낼 루트가 없어졌다. 본격적인 경제생활도 하고 세금도 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금 내고 싶어 회사 차린 특이한 부부, 왜?

- 대부분의 사람들이 세금을 조금이라도 덜 내려고 기를 쓰는데, 특이한 것 같다.
유혜선 : 우리는 아이들도 키우고 있다. 해야 할 의무는 다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박지용 : 핀란드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다. 핀란드 사람들은 세금을 많이 내지만 크게 불만을 갖지 않는다. 세금을 많이 내는 만큼 혜택도 많이 받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기존의 가치관이나, 생활 습관 등 시골에 와서 특별히 버린 것이 있나? 
박지용 : 버려할 것이 너무 많다. 우선 백옥 같은 피부도 버려야 하고 (웃음). 집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는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유혜선 : 시간에 대한 강박을 버렸다. 도시에 살 때는 뭔가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제 시간 내에 끝내야겠다는 강박 같은 것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밥도 두끼만 먹는다. 우리 가족에 맞는 사이클에 맞춰 살고 있다. 유행을 쫓는 삶도 버렸다.  

무엇을 누리며 사느냐 보다는 내가 누구와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살고 있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다. 사실 지금도 벌레나 곤충은 적응이 안 된다. 하지만 삶의 소중한 부분을 깨닫게 되면서 점차 적응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이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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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는 모내기가 한창입니다. 물이 부족한 천수답 논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들녘에서는 벼를 심는 작업 즉, 모내기가 한창 진행되고 있습니다.

고령인구가 많은 농촌에서는 요즘 뜬모도 잘 안하는 추세입니다. 뜬모란 기계로 모를 심는 과정에서 뿌리가 제대로 안착하지 못해 물위로 떠오른 모를 뜻합니다. 이런 모를 손으로 다시 심어 주는 작업을 뜬모라고도 부릅니다.

지난해 쌀값이 4만 원대로 떨어졌습니다. 이는 30년 전의 쌀값이라고 합니다. 정부 비축미가 남아돈다는 뉴스는 농부들을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습니다. 일부 농민들이 인건비도 안나오는 뜬모를 꺼리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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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충남 예산군 덕산면의 한 논에서는 25도의 땡볕 아래에서도 뜬모 작업이 한창입니다. 농부는 "쌀값이 떨어졌다고 논을 놀릴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마이뉴스 이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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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골즙가공공장 설립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아산 강장리가 또다시 들썩이고 있다. 갈등 당사자인 송악농협 측이 최근 육골즙가공공장 터에 육가공공장까지 추가로 설립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가뜩이나 수년째 지속되는 가뭄 탓에 물이 부족한데, 육가공공장까지 들어서면 물 부족이 극심해 질 것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아산시에 따르면 송악농협은 지난 4월 21일, 육골즙가공공장 설립 터에 육가공 공장을 추가 설립하겠다며 공장신설변경 신청을 냈다. 이와 관련해 아산시 공장설립팀 관계자는 "송악농협에서 유골즙공장 부지에 육가공공장을 추가로 설립하겠다는 내용으로 건축계획서를 제출했다"며 "현재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아산시에 따르면 육가공공장이 추가로 설립될 경우, 공장 건물은 당초 3개동에서 7개동으로 늘어나게 된다. 상수도가 보급되지 않은 강장리 주민들은 해당 공장과 지하수를 나누어 써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15일 충남 아산시 송악면 강장리를 찾았다. 강장리 주민들은 현재 상수도가 보급되지 않아 지하수를 사용하고 있다. 지하수 관정을 통해 끌어 올린 물은 마을 뒷산의 고지대에 설치된 물탱크로 옮겨진다. 물탱크에서 마을의 민가까지는 낙차를 이용해 물이 흘러가도록 설계 되어 있다. 강장리 주민들은 철저히 지하수에만 의존해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강장리 주민 김미연(47)씨는 "육골즙 공장만으로도 물이 모자랄 마당에 육가공공장까지 들어서면 물이 부족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며 "반딧불이가 살고 있는 청정지역 강장리에 굳이 공장을 설립하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안 는다"고 말했다.

김 씨는 또 "물 부족이 걱정 되서 아산시 측에 상수도를 보급하고 난 뒤 공장을 세우라는 요청도 했었다"며 "하지만 아산시는 상수도 보급은 2030년에나 가능하다는 답변을 내놓았다"고 말했다. 

강장리 뿐 아니라 송악면 일대는 이미 수년전부터 물 부족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강장리 예꽃재마을 (구 올챙이 마을)에 살고 있는 권세은(46)씨는 "지난 2012년, 물이 모자랄 경우 이웃 마을인 수곡리에 지하수 관정을 파주겠다는 서약서까지 썼다. 그 뒤 2015년에 마을로 이사를 올 수 있었다"며 "이미 당시에도 강장리와 수곡리 등 송악면 일대는 물 부족을 걱정하던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강장리 예꽃재마을 30여 가구는 지난 2015년에 입주했다. 하지만 입주 전 계약 단계인 지난 2012년부터 이웃 마을인 수곡리에서는 이미 지하수 부족을 우려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송악면 수곡리와 강장리 예꽃재마을은 지척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강장리로 유입된 가구수는 더 늘었다. 권세은 씨는 "가구수도 2013년에 비해 최소 50여 가구가 더 늘었다"며 "지금은 그때보다 물(지하수)이 더 부족하면 부족했지 풍부한 상황은 아닐 것"이라고 호소했다.

 

실제로 최근 지속되는 가뭄으로 강장리 주민들은 극심한 물부족을 겪고 있다. 논에 물을 대는 것조차 어려울 정도로 개울물과 지하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최태훈 강장2리 이장은 "강장리 논은 빗물에 의존하는 천수답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가뭄이 들면 개울물이나 지하수를 끌어다 쓸 수밖에 없다"면서 "지하수를 끌어다 논에 물을 대면 논앞에 있는 집은 물이 안나올 정도로, 지금도 물부족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김경한 강장리 육가공반대위원장은 "육가공공장까지 들어서면 물부족은 더욱 심각해 질 것"이라며 "공장이 들어서고 물이 부족해지면 그것에 대해 책임 질 사람은 아무도 없다. 주민들이 불안해하는 것도 바로 그런 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송악농협 측은 주민들의 주장에 근거가 부족하다고 반박했다. 송악농협 관계자는 "반대하는 주민들은 식수가 부족하다고 주장하는데, 육가공공장은 물을 거의 쓰지 않는다. 칼을 세척할 때만 쓴다"며 "정육점을 생각해 보면 된다. 육가공공장은 단순히 고기를 부위별로 잘라서 포장 판매하는 것이다. 공장이 들어서도 한 가구에서 쓰는 물의 양보다 조금 많은 수준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농협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축산물을 판매하는 역할을 한다"며 "지역에서 생산된 농축산물을 팔지 못해 남아 돌게 되면 그것은 누가 책임질 것인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 해당 기사를 작성한 이재환 기자는 예산 홍성 등 내포지역에서 1인 미디어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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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에게, 그것도 잘 모르는 사람에게 ‘지적질’ 당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금연이후 오히려 이따금씩 타인의 지적이나 눈총을 받기도 하는데, 이제부터는 그 이야기를 해 볼 생각이다.

금연을 시작하면서 입안이 심심해 껌을 수시로 씹게 되었다. 문제는 이 껌소리를 조절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지하철 혹은 도서관 같은 공공장소에서 껌을 소리 내며 씹을 경우 당연히 타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비록 그것이 고의가 아닐지라도 말이다.

물론 껌 씹는 소리가 불쾌한 소음이 되어 타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기에 늘 조심하고 챙기는 편이긴 하다. 하지만 금연을 위해 지나치게 껌을 자주 씹다보면 이런 기본적인 예절(?)을 망각할 때가 종종 있다.

특히 지하철이나 도서관 같은 공공장소에서 이어폰을 끼고 음악 삼매경이나 라디오에 심취해 있을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어폰을 끼고 볼륨을 높인 상태이기 때문에 입안에서 나는 껌 소리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지하철이나 도서관에서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다 보면, 누군가 옆에서 툭 치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속으로 “아 내가 또 실수 했구나, 사과해야 겠군”하며 이어폰을 뺌과 동시에 저쪽에선 벌써 한마디가 날라 온다. “(퉁명스럽게) 아저씨 껌 소리 좀 안 나게 할 수 없나요?”

물론 이럴 때 잘못한 것이 명백하니 “아 죄송합니다. 이어폰을 끼고 있어서 잘 못들었네요”하며 변명까지 곁들인 사과를 하게 된다. 그러나 내 잘못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기분이 그다지 좋지는 않다. 솔직히 모르는 사람이 내 어깨를 툭치는 것도 기분이 나쁜데다, 아침부터 그것도 사람 많은 공공장소에서 남에게 지적을 당하는 것도 모양새가 썩 좋지는 않기 때문이다.

금연 세달 째 접어들면서 이런 지적을 두 번 당했다. 한번은 사람 많은 지하철에서 한번은 조용한 도서관에서. 아직 공공장소에서 껌을 씹는 노하우가 부족한 탓인지 최대한 조심한다고 해도 종종 이런 실수가 나온다. 껌을 씹는 것도 나름 노하우가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혹시라도 어떤 남자가 지하철이나 도서관 혹은 어느 건물의 휴게실에서 껌을 씹고 있다면 그 사람을 유심히 살펴보길 바란다. 어쩌면 껌 씹는 모습이 서툴고 어딘가 부자연스럽고 심지어 촌스럽기까지 할지도 모른다.

게다가 나름 조용히 껌을 씹으려는 노력을 하는 듯 보이지만, 가끔씩 실수로 미세한 소음을 내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잘 살펴보면 절대로 나보란 듯이 일부러 큰소리로 껌을 씹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어쩌면 그런 행동을 보이는 사람들은 담배를 끊기 위해 껌을 선택하고 나름 사투를 벌이고 있는 금연자들일 수도 있다. 물론 그렇다고 예의와 상식에 벗어날 정도로 심각한 소음을 내는 껌씹는 소리까지 나무라지 말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지적을 하더라도 상대가 기분이 나쁘지 않도록 배려를 하며 정중하게 지적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오마이뉴스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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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에게 도서관은 어떤 의미일까. 단순히 책을 빌려 읽는 곳일까, 아니면 열람실에서 개인적인 공부나 책을 읽는 것이 전부일까. 물론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현대 도시인에게 도서관은 일종의 도심속 작은공원 같은 곳이기도 하다. 일반적인 공원이 바쁜 걸음을 쉬게 해 주는 쉼터가 되고, 때로는 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 준다면, 도서관은 지친 정신을 쉬게 해주고, 책을 통해 마음에 여유를 찾는 일종의 ‘심리적 공원’ 같은 장소이기도 한 것이다.

때문에 주말 혹은 휴일에 도서관에서 책을 읽다가 갑자기 글감이 떠올라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싶을 때가 있다. 광진구정보도서관의 문제는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요즘은 왠만한 공공도서관에는 무선인터넷이 거의 필수로 깔려있다.

하지만 광진구정보도서관은 그 흔한 무선인터넷이 불통(?)인 지역이다. 물론 네스팟이 깔려 있지만 그것은 가입자만 이용 가능한 유료 인터넷일 뿐이다. 실제로 광진도서관에선 책을 읽다가 갑자기 인터넷이 하고 싶을 경우, 노트북이나 넷북이 있어도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방법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광진정보도서관 2층의 디지털자료실에가서 신분증을 제출하고 자리를 배정 받아 유선으로 노트북이나 넷북을 이용할 수 있다. 그것도 아니면 도서관에 있는 일반 컴퓨터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이런 이용방법은 거의 10년 전 방식이다. 요즘 같이 와이파이(무선인터넷)가 대세인 시대엔 매우 ‘원시적’인 방법일 뿐인 것이다.

도서관 직원 “예산 부족”

실제로 필자의 고향인 충남 예산의 조그만 도서관조차도 자료실은 물론 전 열람실에서 무선인터넷이 가능하다. 때문에 시골에 내려갔을 때 인터넷이 하고 싶으면, PC방이 아니라 넷북을 들고 도서관으로 달려가 인터넷을 이용하곤 한다.

하물며 시골 도서관에도 깔려 있는 무선인터넷이 수도서울에 있는 ‘정보도서관’에는 없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잘 이해가 안돼서 광진 도서관 직원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무선인터넷을 추진 중이긴 하지만 아직 예산이 책정되지 않고 있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결국 돈(예산)이 문제란 얘기인데, 혹시 이 글을 광진도서관장님이나, 해당 구청장님이 보신다면 이 문제를 면밀히 검토해 주시길 바란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현대인에게 도서관은 정신적 공원과도 같은 곳이다. 광진도서관은 광진구에서도 비교적 외떨어진 광장동에 위치해 있다. 때문에 교통이 불편한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도서관에 한번 갈 때는 책을 빌리는 것뿐만 아니라 일종의 나들이도 겸해서 겸사겸사 가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광진도서관은 한강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서 도서관 3층 도서자료실에선 경기도 구리와 하남 쪽으로 시원하게 뻗어 있는 한강을 한눈에 바라 볼 수 있다. 나름 운치가 있는 것이다. 그런 곳에서 책을 읽고, 틈틈이 인터넷으로 자료도 찾고, 블로그에 글도 올린다면 정말 도서관을 제대로 이용하는 게 아닐까.

도서관측에서 인위적으로 지정한 지정석이 아니라 도서관 휴게실이나 자료실에서 한강을 바라보며 책도 보고 인터넷도 하고, 글도 쓸 수 있다면 도서관을 이용하는 이용자의 입장에선 그게 더 편리하다는 뜻이다.
(오마이뉴스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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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간 하루에 한갑 반에서 두 갑 이상을 피우던 담배를 끊고 지금은 금연 두 달째가 되었다. 그동안 말로는 담배를 끊겠다고 수도 없이 공언했지만, 사실상 단 한번도 금연을 시도해 본 적이 없다. 그런 내가 담배를 두 달째 피우지 않고 있으니 주변에서도 다들 신기한 모양이다.

흡연자들이 단지 의지가 약해서 금연에 실패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담배를 끊어야 할 분명한 이유'를 찾지 못해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 내가 그랬으니까.

바꿔 말하면, 흡연자들이 금연 중에도 호시탐탐 또다시 담배를 피울 핑계를 찾는 것이 문제란 뜻이다. 그리고 그것이 결국 금연에 실패하는 지름길이 되곤 한다. 이를테면 '스트레스를 받았으니 한대 피울까, X같은 세상 오래 살아서 뭐해 그냥 피우다 죽자, 오늘만 피우고 내일부터 끊지 뭐' 등 핑계가 다양하다.

금연에 성공하려면 일단 그런 핑계부터 버려야 한다. 그리고 핑계 대신 금연을 해야 하는 분명한 이유를 늘 염두에 두면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이를테면 정부는 틈만 나면 담뱃값 인상 문제를 수시로 만지작거리곤 한다.

담뱃값에 붙는 지방세와 교육세가 얼만데, 흡연자의 권리는 안중에도 없고 정부는 틈만 나면 담뱃값 인상을 운운하며 흡연자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다. 이쯤 되면 치사해서라도 담배를 끊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금연의 '대의명분'인 셈이다. 세금은 세금대로 내면서 눈치는 눈치대로 보는 상황. 정말 짜증나지 않는가. 게다가 요즘은 금연구역도 많아서 흡연하기도 여간 눈치가 보이는 게 아니다.

담배 대신 껌을 씹었다

금연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바로 금단 증상이다. 머리가 멍하거나, 갑자기 화가 나고 일이 손에 잘 잡히지 않기도 한다. 하지만 내 경우 이런 금단증세를 껌을 통해 극복했다. 물론 껌이 금단 증세를 제거해 주지는 않는다. 다만 껌을 씹는 동안 입안에 뭔가 있다는 만족감이 생긴다.

껌이 내겐 일종의 '연기와 니코틴 없는 담배' 역할을 해준 것 같다. 금단 증상이 가장 심하다는 초기 일주일간 담배 생각이 날 때 마다 수시로 껌을 꺼내 입에 물었다. 실제로 금연 일주일간은 껌을 입에 달고 살았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엄청난 양의 껌을 씹었다. 덕분에 금단 증세를 잘 극복한 듯싶다.

"금단증세 극복, 완벽한 금연 성공은 아니야"

하지만 금단 증세를 극복했다고 해서 완벽하게 금연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술자리에서 그리고 누군가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보면서 가끔씩 강한 흡연욕구가 생기곤 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런 흡연욕구가 잘해야 몇 십 초 정도 지속되다가 사라진다는 점이다. 한참 담배를 피우던 시절엔 장시간 동안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되면 끝내 담배를 입에 무는 순간까지 그런 증세가 지속되곤 했다. 그에 비하면 지금은 꽤 양호한 편이다. 불과 몇 십 초 정도만 잘 버티면 별다른 금단증세 없이 흡연욕구가 자연스럽게 사라지니 말이다. 

그때 문일까. 10년 이상 금연을 한 선배 금연자들의 조언이 이제 슬슬 실감이 나기 시작 한다. '담배는 끊는 게 아니라 평생 참는 것이다'라는 조언 말이다. 비록 몇 십 초에 불과할 지라도 수시로 찾아오는 흡연 욕구를 평생 참아야 한다는 것, 사실 쉽게 볼 일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담배를 끊었다는 성취감(?)과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다는 승리감에 흠뻑 도취되어 본다면 금연도 그다지 어려운 일 같지는 않다. 게다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세금은 세금대로 내고, 욕은 욕대로 먹는 일은 이제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 그렇다면 결론은 과감한 금연뿐이다. 난 그래서 금연을 결심했고, 지금도 실천 중이다. ( 오마이뉴스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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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결코 위축될 필요가 없다

내멋대로 칼럼 2008.06.12 17:54 Posted by 이재환

[미주알 고주알 칼럼] 미디어스 기고 글

얼마전 촛불시위와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 비서관들에게 "위축되지 말라"고 당부 했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이 말을 오히려 KBS 기자나 PD들에게 해주고 싶다.

MB 정부는 최근 KBS와 공기업 심지어 포털사이트에 대한 감사와 세무 조사를 대대적으로 펴고 있다. 무엇인가 개혁과 변화가 필요하고, 또 사회가 그것을 간절히 원하는 시점이라면 이는 긍정적일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나 많은 국민들이 쇠고기 파문을 거치며 현 정권이 과연 '국민을 위한 정권인가'라며 의문을 품고 있다. 정부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공영방송에 들이대고 있는 감사의 잣대는 '방송 장악' 의도로까지 읽혀질 소지가 충분하다.

MB 정부가 그동안 드러낸 소통 방식은 대화를 통한 쌍방향의 구조가 아닌 상대의 이해만을 강요하는 일방통행식 소통법이었다.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듯이 그들은 광우병에 대해서도 '국민이 잘 몰라서, 괴담이 유포된 것'이며 괴담의 진원지는 'KBS와 MBC 같은 공영방송'이라고 주장한다. 엄밀히 따지면 '괴담'의 근원지는 지난해 말 '뼛조각 사태'에서 광우병 위험성을 대량 유포시킨 조중동과 한나라당이었다.

만약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높은 상황이었다면, KBS에 대한 정부의 감사가 일견 타당해 보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취해온 태도를 보면 KBS 감사는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상당수의 국민들은 그것에 공감하고 있다.

노무현의 'FTA 사태'를 주목하시라

MB 정부의 문제점 중 하나는 모든 문제의 원인을 외부로 돌린다는 점이다.

전 대통령인 노무현에 대한 지지가 급추락한 것은 다수의 지지자들이 반대했던 한미-FTA를 극구 추진한 탓도 컸다.

물론 한미-FTA의 문제점을 일선에서 비판하고 견제했던 것이 바로 MBC와 KBS였다. 또 경향신문이나 한겨레 또한 FTA 문제를 맹렬하게 비판했었다. 그 결과 노무현을 지지했던 386이나 젊은 세대들은 노무현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기 시작했다. 바로 이런 상황의 최대 수혜자가 지금의 MB 정부이다.

최근 뉴라이트나 일부 보수단체들은 KBS와 MBC를 '좌파 빨갱이' 언론으로 규정하며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 노무현 정권시절 한나라당과 함께 노무현 탄핵의 선봉에 섰던 세력들이다. 때문에 이들은 촛불시위에서 '독재 타도', '이명박 탄핵'이란 구호가 터져 나오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색깔론을 꺼내 들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그들 중 일부는 촛불시위대를 '국가 전복 세력'으로 까지 규정하고 있다. 이쯤되면 그들은 자신들이 과거에 '노무현을 탄핵'했던 것 자체가 '정권 전복'을 위한 도발이었음을 자인한 것으로 해석해도 무방할 듯 싶다. '내가 하면 로멘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 말은 바로 그들에게나 해당되는 말인 것이다.

또 촛불시위대의 기세에 눌려 잠시 숨고르기를 하던 조중동 신문은 또다시 왜곡보도의 대열에 가세할 기미까지 보이고 있다.

KBS는 기죽을 이유가 없다

그러나 KBS가 국민을 위한 공영방송이라는 자부심을 잃지만 않는 다면 전혀 기죽을 이유가 없어 보인다. 정권은 5년이지만, 국민은 영원하다는 상식을 늘 기억하면 된다.

사회적으로도 그런 분위기는 이미 조성이 되어 있다. 정권이 국민적 합의 없이 무리한 정책을 추진할 경우 어떤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인지를 촛불집회가 잘 보여 주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정권이 잘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정당하게 평가 받을 필요가 있다. 그러나 정부 정책에 대한 평가가 무비판적이고, 일방적인 홍보에 그친다면 그것은 바로 반민주적인 '독재 정부'의 탄생만을 의미할 뿐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여러 정황으로 볼 때 KBS는 지금 '반민주 세력'과 맞서는 첫시험대에 놓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KBS는 결코 위축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관련기사 링크>
이명박 정부의 언론통제 100일 - 프레시안
회유아니면 압력, 5공식 언론 길들이기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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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근, 촛불배후설 비판 “정보기관 시대착오”
한겨레 신문 보도 내용

정형근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청와대와 정부의 촛불집회 배후설 주장에 관해 “디지털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한 시대착오적인 업무행태”라고 비판했다.

정 최고위원은 11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날 민심 이반의 주된 원인은 (정부와 한나라당의) 아날로그적 사고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한다”며 “배후 세력 색출에 급급한 정보 공안기관들의 시대착오적인 업무행태보다는 국민·국익적 이슈에 대한 사전조기 경고를 할 수 있는 예방 정보활동을 강화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생활정치를 구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것을 격세지감이라고 하는 것일까. 드디어 공안 검사 출신인 정형근 의원의 입에서조차 '촛불 배후설'에 대한 성토가 나오고 있다.

한국형 보수의 근간은 이승만 대통령이 친일파 청산을 주도하던 '반민 특위'를 전격 해체하면서 형성됐다. 김구나 여운형에 비해 대중적인 지지가 약했던 이승만은 친일 세력을 대거 포섭했다. 바로 이때 포섭된 친일 세력이 6-25를 전후해 좌파에 맞선 우파로 둔갑하는 것이다.

이들은 지금도 여전히 잔존해 한국에 보수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금도 틈만 나면 대중을 향해 '친북 좌파, 빨갱이' 발언을 일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10대나 20-30 젊은 세대들은 국가나 민주주의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가진 세대들이다. 이들에게 북한은 결코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없다.

오히려 호시탐탐 독도 문제를 거론하며 시비를 걸고 있는 일본의 제국주의가 더 꼴사나울 뿐이다. 보수를 자처하는 일부 세력들의 '친북 주사파, 빨갱이' 발언이 종종 비웃음을 사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물론 그들을 '친북좌파 발언'과 똑같은 방식으로  '뭉게'는 방법은 있다. '보수= 친일=수구꼴통'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시대착오적인 좌-우의 냉전 논리만을 조장할 소지가 있다. 또, 그런 대처는 우리 사회에도 결코 득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좌우의 개념을 이미 뛰어 넘은 우리의 10대들이나, 20-30 세대들은 역시 현명했다. 그들은 최근 유머와 위트가 담긴 패러디를 통해 우파를 조롱하면서 이념 논쟁을 초월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친소 글케 좋으면, 너나 즐쳐 드셈!', '미친소 너나 먹어' (10대 소녀들)
'내 배후는 양초공장, 가격은 200원'

이런 위트와 유머 앞에 좌우의 이념 논쟁이나 색깔론 따위는 더이상 들어설 자리가 없다. 우파들이 그들 사이로 비집고 들어 가고 싶다면, 지금보다는 좀더 세련된 유머를 갖추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젊은이들과 소통하는 법부터 연구하고 익혀야 할 것같다. < 오마이뉴스 이재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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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이 되찾은 시대정신

내멋대로 칼럼 2008.06.07 04:28 Posted by 이재환

시대정신이나 민주주의. 요즘처럼 먹고 살기에도 힘든 세상에 이런 것을 고민하는 일은 구시대적이다 못해 식상한 느낌까지 준다.

그런데 미국산 쇠고기 문제로 불붙은 촛불 시위가 한달 이상 지속되면서 그 안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과 시대정신까지 읽히고 있으니 오히려 어리둥절하기까지 하다.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하면서도 동시에 낯선 시위 장면이 그렇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이 우리에게 준 가장 큰 혜택은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모이면 어떤 상황에서든 그것이 곧 '축제'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식한데 있을 것이다. 개인주의로 비록 공동체 의식은 희박해 졌지만, 그래서 외롭지만, 우리는 언제든 하나의 목표를 위해 또다시 광장에 모일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 것이다.

그래서일까. 축제처럼 즐기는 시위는 낯설 면서도 한편으로는 익숙하다. 이번 촛불시위는 기존의 소통방식을 완전히 바꿀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과연 그들은 단순히 '미국산 쇠고기의 재협상만'을 위해 거리에 있는 것일까.

물론 그들은 각자 '대통령에게 할 말이 있어' 그 곳에 나갔다. 그러나 그들이 지금 맞서고 있는 것은 단순히 대통령이나 광우병 쇠고기가 아니다. 머슴을 자처한 대통령이 사실은 권위주의로 똘똥뭉친 '꼰대'라는 것을 그들은 이미 눈치채고 있다.

또 그의 주변에 있는 또다른 '꼰대'들이 논리나 과학이란 이름으로 진실을 왜곡하는 것에 대해서도 그들은 뿔이 나 있다. 지금 촛불들이 하고 있는 일은 큰 틀에서보면 기득권과 권위주의에 대한 저항을 통해 새로운 민주주의를 심는 작업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지금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어느 누구도 정보를 독점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때문에 지성이나 비지성의 경계도 모호하며, 그것을 애써 강조할 필요도 없는 세상이다. 또 기자와 시민 기자의 간격은 점점 더 좁혀지고 있다. 실제로 요즘은 언론이 여론을 이끄는 게 아니라 되레 여론이 언론을 이끌어가기도 한다. 소통의 구조가 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변화에 미쳐 적응하지 못한 조중동을 비롯한 일부 보수언론들은 시위 초반 촛불시위대에 대한 왜곡 보도를 일삼다가 누리꾼들의 '광고주 압박 운동'에 의해 일격을 당했다. 그 뒤로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등 보수언론들의 촛불시위에 대한 보도 태도에 변화가 생겼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여전히 우리의 '꼰대'들은 이런 변화를 부정하고, 그것을 거꾸로 돌리고 싶어 하는 듯 보인다. 그래서 그들은 인터넷에 떠도는 광우병 관련 글들을 '괴담'으로 치부하고, 사람들이 광장에 모인 이유를 '배후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들 꼰대들의 행동이나 말을 보면 실제로도 그렇게 믿고 있는 것처럼 보일 때가 많다. 공교롭게도 그들이 그러면 그럴 수록 촛불은 점점 늘어만 가고 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시청앞 광장에는 대형 스크린이 설치되었다. 단지 누군가 스크린을 설치했을 뿐이다. 그러나 그 어느 누구도 그곳으로 나올 것을 강요한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시민들은 '축구는 함께 봐야 재밌다'는 생각으로 하나둘 시청앞에 모였다. 그리고 그들은 '대한 민국'을 신나게 연호했다. 예상보다 많은 사람이 모였고, 그래서 더욱 즐거웠다.

2008년 MB는 대한민국에 새로운 스크린을 설치했다. 그러나 그것은 권위주의적이며 소통이 없는 장벽이었다. 그 권위주의의 장벽에 맨 먼저 맞선 것은 누구도 예상 못했던 소녀들이었다. 그녀들의 뒤를 이어, 사람들은 하나둘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나갔다. 누군가는 무대를 설치해 공연도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자유발언으로 묵묵부답인 '장벽'을 향해 호소했다. 그뿐이다. 여기에 굳이 배후가 필요할까.

시대는 이처럼 변했는데, 보수주의 권력자들은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그들의 '귀환'은 전혀 달갑지 않았다. 촛불시위가 한창이던 지난달 국민의 뜻을 전하겠다며 청와대로 향한 모 정당 최고위원은 대통령에게 안부 인사만 건네고 돌아왔다.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며칠 동안 시위를 하는 와중에도 일부 방송이나 보수언론은 한동안 침묵했다.

이뿐일까. 새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정부의 각 부처들은 속속 기존의 입장이나 정책을 뒤집으며 권력 앞에 일렬 종대로 헤쳐 모이는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공권력은 기자들의 카메라와 시민들이 촬영을 하고 있는 가운데도 보란 듯이 폭력을 행사했다. 누리꾼들은 인터넷으로 이런 장면을 실시간 전송 받으면서 이미 오래전에 폐기 처분된 줄 알았던 '민주주의에 대한 위기'를 느껴야 했다.

과거 권위주의 시대로의 회귀 현상이 급격히 진행된 것은 비단 이뿐만이 아니었다. 포털 사이트의 메인면에는 조중동 등의 보수언론 기사들이 가득 채워지기 시작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포털이 아닌 경향신문이나 한겨레,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등을 찾으며 상황을 체크해야 했다.

그러나 촛불 시위가 지속되면서 이런 모든 것들이 하나 둘 다시 제자리로 돌아 오기 시작했다. 방송은  촛불시위에 대해 보도하기 시작했다. 한동안 촛불을 '좌파'로 몰며 배후세력 운운하던 보수언론이나 보수 주의자들의 강경한 태도도 수그러 들었다. 포털뉴스도 일부를 제외하고는 정상적인 형태로 돌아 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변하지 않은 것은 MB와 틈만나면 궤변을 늘어 놓는 그의 추종자들 뿐인 듯하다.
<오마이뉴스 이재환>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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