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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6.16 관변단체의 촛불 반대집회를 보며

극우 단체의 특수부대 군복과 가스통. 그런데 이 장면은 어디서 많이 본 듯하다.

이것은 2004년 노무현 탄핵 정국에도 등장했던 '도구'이다. 그것이 최근 KBS 앞에 또다시 등장했다는 소식이다. 물론 이런 반응은 이미 예견되었던 것들이다. 촛불정국의 장기화에 따른 일종의 부작용인 셈이다.

그러나 촛불과 이들은 확연히 다르다. 시위를 하는 도구가 다르고, 시위 방식에서도 폭력과 비폭력으로 나뉜다. 또 촛불은 진보와 건전 보수, 일반 시민, 학생 등 다중이 한데 모여 그들이 가는 길이나 그 길의 끝을 쉽게 예측할 수가 없다.

하지만 어느덧 가스통과 특수부대군복이 상징처럼 되어 버린 일부 극우 단체들의 행보는 그들이 언제쯤 등장할 것인지는 물론이고, 미래의 행동까지도 어느정도 예측 가능하다는 것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극우 단체들의 핵심 주장은 '나라 말아 먹는 촛불을 끄라는 것'이다. 물론 이들은 촛불의 배후를 '친북 좌파 혹은 반미 선동세력'이라고 주장하거나 심하게는 '국가 전복 세력'으로 까지 매도하고 있다. 

이런 그들의 주장은 당연히 유감스러운 것이다. 물론 촛불 정국이 장기화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어떤 식으로든 타협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그 열쇠는 역시 촛불시위대가 아닌 정부가 쥐고 있다.

그런데도 이들은 이런 상황에 대한 이해나 고려가 없다. 막무가내인 셈이다. 물론 이들의 눈에는 오히려 촛불시위가 막무가내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계를 2004년으로 되돌리면, 누가 막무가내인 것인지를 금새 알 수있다.

2004년 '노무현 탄핵 정국'은 구민주당과 한나라당 주연에 극우 단체의 우정 출현으로 이루어진 작품이었다. 사실 노무현의 행정수도 이전 문제는 좌파나 서울 강남의 부동산 부자들이 반대하고, '국가 안보'를 그토록 강조하는 보수단체들은 극구 찬성해야 할 일이었다.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이쯤에서 그들이 행정수도를 반대했던 것이 단순히 '반대를 위한 반대'였다는 것을 그들의 '친북 좌파' 논리에 입각해 증명할 필요가 있다. 그들의 논리 대로라면 2004년 당시의 '친북 좌파'는 오히려 그들 자신이기 때문이다.

휴전선과 수도 서울은 겨우 40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이는 휴전선 인근의 북한군 재래식 무기로도 충분히 일괄 타격이 가능한 거리라고 한다. 이뿐일까. 서울과 수도권에는 전국민의 1/4 이상이 살고 있다. 수도 서울에 인구가 집중되어 있는 것은 안보 전략상으로도 상당히 위험한 상태인 것이다.

인정받고 싶다면 가스통부터 내려야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극우파들이 그토록 존경해 마지않는 박정희 대통령도 행정수도를 이전하려고 계획했던 것이다. 박정희는 행정수도 이전 계획을 실행하기 직전에 피살 당했다. 그 때문에 수도 이전 계획이 무산 되었을 뿐이다.

극우 단체들은 행정수도 이전을 '좌파 노무현'이 추진한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반대를 위한 반대의 전형인 셈이다. 만약 행정수도 이전을 보수정권(박정희)이 그대로 추진했다면 과연 이들이 그것을 반대했을까. 극우단체들은 가스통부터 내려놓고 이 문제를 심각하게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행태로 볼 때 이들은 5년 뒤 보수정권이 아닌 여타의 다른 정권이 들어서면 분명히 어떤 이유를 들어서든 또다시 가스통을 집어 들 개연성이 높다. 물론 그것의 빌미는 지금의 촛불시위가 될 것이다.

그러나 분명히 알아 두어야 할 것은 촛불은 상당수의 국민이 '가슴'으로 동의한 측면이 강하다는 점이다. 그때가서 그들이 촛불과 자신들의 상황을 단순 비교 하며 궁색한 논리를 편다면, 그들의 주장이나 시위는 그들 만의 리그에서 펼치는 한 때의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부디 나의 예측이 빗나가 그들이 또다시 가스통을 드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건전한 보수들의 이미지 실추

보수단체를 자처하는 세력들이 이처럼 무모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사회의 진정한 보수들이 침묵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조선 중앙 동아 처럼 일부 기회주의 언론들이 이들에 동조하는 듯한 논조를 보이면서 보수에 대한 이미지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촛불시위는 좌우나 진보 혹은 보수의 이념을 이미 넘어 서 있다. 이것을 보혁 갈등이나 좌우 갈등으로 몰고 가려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역사적인 손실이다. 물론 그렇게 될 수도 없는 상황이긴 하지만 말이다.

다만 우리사회의 건전한 보수들이 침묵하는 사이 어느새 보수의 이미지는 특수부대 군복과 가스통, 그리고 고집스런 노인들이라는 인상을 남겨 부정적인 모습으로 각인되고 있는 것이다.

이쯤되면 건전한 보수진영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침묵하는 다수의 보수들이 커밍아웃할 시점인 듯 보인다.

<관련기사 링크>
우익단체, 가스통들고 '협박'-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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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반대 집회 보수아닌 관변단체 주도 -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