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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3.29 늦깍이 기자의 좌충우돌 면접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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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고향 인근의 홍성으로 이사를 왔다.

 

막상 이사를 와서 이곳 저곳 일자리를 알아 봤지만 지역이 지역인지라 일다운 일자리가 별로 없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던 터에 아내가 구직 사이트를 보고 모신문에서 취재 기자를 뽑는 다는데 지원해 보는 것은 어떻겠냐고 말했다.

 

하지만 오랫 동안 현장 취재를 쉬어서 다시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쓸 수 있을까 하는 걱정부터 앞섰다. 게다가 박봉에 근로 조건 마저 열악한 지방 신문에 근무 한다는 것이 녹록지 않을 것이란 것 쯤은 익히 알고 있었다.

 

그래서 처음엔 약간 망설였고 고민 끝에 원서를 넣어 보기로 했다. 마흔이 넘은 나이라 연락이 안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가벼운 마음으로 원서를 넣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한 지역 신문사에서 연락이 왔다.

 

처음 면접에서 별도의 수습기간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면접에서 편집장은 새누리당 공천에서 배제된  "유승민 의원의 독자 출마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이에 대해 나는 각종 여론 조사 결과를 볼 때 유승민 의원이 승산이 있는데 굳이 불출마할 이유가 없지 않겠나라는 취지로 답변을 했다.

 

돌아온 대답은 "공천에서 배제 되었다고 독자 출마를 선택 한다면 정당 정치에서 정당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얘기인가"라는 반박이었다. 물론 정치적인 견해는 사람 마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이분을 설득하는 것은 꽤나 어렵겠다 싶었다. 이미 기존 정당들이 전략 공천이란 미명하에 국민의 뜻과는 전혀 다른 인물을 지역구에 꽂아 넣고 있다. 이처럼 여론을 무시하고 당 최고 권력자의 입김이 반영된 일방적인 공천으로 무리를 빚는 것이 진정한 정당 정치란 말일까.  

 

여기서 첫번째 돌뿌리에 걸린 느낌이었다. 정치적인 성향이 확연히 다른 편집장을 설득하며 기사를 쓰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왕 좌왕 첫번째 면접이 끝나고 다음엔 대표 면접이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이때 까지도 별도의 면접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동안은 언론사 면접 형태가 바뀌기라도 한 것일까. 신문사에 들어가면서 면접을 두번 이상 보기는 또 이번이 처음이다. 며칠후 대표 면접이 잡혔다. 면접이라기 보다는 사담에 가까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다 대표는 지역 출신임을 증명할 수 있는 고등학교 졸업 증명서와 모 신문사의 경력 증명서를 떼어 올수 있느냐고 물었다. 최종 학력을 증명하는 대학 졸업 증명서도 아니고 지역민임을 증명하는 고등학교 졸업 증명서가 필요하다는 말에 또한번 놀랐다. 그때서야 '아 여기가 지역 신문이구나'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지역민이 아닌 사람은 일종의 텃새로 느낄 수도 있는 대목이다. 게다가 신문사 경력 증명서까지 떼오라니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오래전에 퇴사한 회사에 경력 증명을 부탁하는 일도 쉬운일이 아닐 뿐더러 그동안은 경력을 스크랩한 기사로 대체 했기 때문에 경력 증명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었다. 실제로 인터넷만 검색해도 과거에 썼던 기사를 찾을 수 있는 세상이다.

 

사실 내게 필요한 것은 경력을 증명하는 일보다 2008년 이후 단절된 현장 취재력을 어떻게 끌어 올릴지가 더 큰 문제였다. 두달이 될지 세달이 될지 모를 수습기간 동안 제시된 급여는 월 100만원이다. 지방이라 지하철도 없고 취재를 나간다면 모두 자가용을 이용해야 하는데 월 100으로 비용을 감당하기란 쉽지가 않아 보였다. 

 

기자를 업으로 삼는 다면 문제가 다르겠지만, 단순히 기사를 쓰고 싶다면 블로그나 오마이뉴스 등 창구는 얼마 든지 있는 세상이다. 굳이 신문에 들어가 마감 스트레서스에 시달리며 살아야 할까 하는 생각이 면접을 보는 내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결국 돌고 돌아 내가 마지막 신문사를 퇴사 하던 당시에 했던 원초적인 고민에 봉착하고만 것이다. 결국 "이 길이 아닌가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른 일자리도 알아보는 중이다"라고 말하고 면접 장을 나서야 했다.

 

잠시나마 다시 기자로 돌아가 볼까하는 생각에 며칠간 가슴이 뛰었다. 그리고 또다시 펜과 수첩을 들고 현장을 누빌 생각에 설레이기도 했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꿈은 꿈일 뿐 나의 현실은 다른 곳에 있는데 꿈을 쫓아 고분 분투 하기엔 내가 너무 멀리 온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