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가 진행된 시신이라는 부검감정서, 부검 사진 속 시체는 '멀쩡'

고 이두열 유가족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 열고 재수사 촉구

 

 

미궁으로 빠진 '고 이두열씨의 사망사건'에 대한 재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자신의 오빠가 독극물로 사망했다며 재수사를 촉구하고 있는 이채윤(54)씨는 14일 충남 도청 브리핑룸에서 지역 시민사회단체인 예산홍성민주시민연대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고 이두열씨와 이채윤씨의 노모 정영희(89)씨도 참석했다. 정영희씨는 현재 뇌종양으로 투병 중이다.

고 이두열씨는 지난 2015년 12월 충남의 모 대학병원에서 사망했다. 이채윤씨는 "오빠는 당시 막걸리를 마셨다"며 "오빠가 마셨던 막걸리에서 이상한 냄새가 났다"고 증언했다. 독극물에 의한 사망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이채윤씨는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4월 고 이두열 씨의 파묘를 하고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했다. 하지만 부검 결과는 이채윤씨의 끈질긴 독촉 끝에 3개월이 지나서야 나왔다. 그렇게 나온 2016년 7월 11일자 부검감정서의 내용은 이상했다.

경찰과 검찰이 제시한 부검감정서에서 고 이두열씨의 시신을 '부패가 진행된 시신'으로 언급했다. 하지만 고 이두열씨의 시신은 부검 당시의 사진 기록을 토대로 볼 때 부패가 진행된 시신으로 보기가 어려울 정도로 멀쩡해 보인다.

고 이두열씨의 부검 당시 사진은 이채윤씨가 지난해 8월 19일 대전국과수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받은 것이다. 이채윤씨는 이날 고 이두열씨의 부검 장면이 담긴 칼라 사진을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이채윤씨는 "부검 감정서에 16번 이나 시체가 부패했다고 적고 있다"며 "이 사진이 어떻게 부패가 진행된 시체의 사진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검찰은 부검감정서의 조작의혹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도 나를 불러 조사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이날 예산홍성민주시민연대(아래 시민연대)도 성명을 발표하고 고 이두열 사망 사건의 재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시민연대는 성명서를 통해 "검찰은 그간의 수사 과정을 재점검하고 은폐조작 의혹을 불식시켜야 한다"며 "한 점 의혹 없이 진실 규명을 위한 재수사를 엄중히 촉구 한다"고 밝혔다.

박성묵 예산역사연구소 소장은 "고 이두열씨의 죽음은 누가 봐도 억울해 보이는 측면이 있다"며 "검찰은 이 사건을 철저히 재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채윤씨는 국과수부검감정서가 조작되었을 가능성을 제시하며 최근 청와대와 대검찰청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사건일지

2015년 12월 7일 고 이두열씨 사망
2016년 4월 14일 고 이두열씨 묘 파묘,
2016년 4월 15일 시신 부검
2016년 4월 26일 감정결과 회보
(검경은 4.26 회보 내역 부인, 최근 이 회보가 이두열 씨의 혈액DNA감정결과라고 주장)
2016년 7월 11일 부검 감정서 발부
(이채윤씨는 해당 부검감정서가 조작되었다고 주장)
2016년 8월 17일 검찰의 불기소 처분, 사건 종료
2016년 8월 19일 이채윤씨 부검 당시 사진 확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는 통상 2주일 이내에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염산 성분의 독극물에 의한 타살 가능성까지 제기된 고 이두열씨의 부검 결과는 4개월이 다 되어 서야 나왔다.

 

지난 201512월 충남 천안의 모 병원에서 사망한 이두열(충남 홍성)씨 사건은 사망 원인조차 명확히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이두열씨 사망사건은 지난해 4월 국과수와 경찰 입회하에 파묘를 하고 부검까지 한 사건이다. 하지만 지난 해 7월이 되어서야 나온 고 이두열씨의 부검결과는 뜻밖에도 사인 불명으로 나왔다. 사망 원인을 알 수 없다는 뜻이다.

 

사건은 그렇게 일단락 지어지는 듯싶었다. 하지만 지난 2016426일자로 대전국과수에서 홍성경찰서로 보낸 부검감정서 수발신(회보) 내역이 최근 드러나면서 사건은 반전되기 시작했다.

 

특이 사항이 없는 이상, 두 번 이상 나오지 않는다는 부검감정서가 20164월과 7월 두 번에 걸쳐 나온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하지만 홍성지청과 경찰은 지난해 7월에 나온 이두열씨의 부검 감정서가 처음이자 마지막 나온 진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고 이두열씨의 여동생 이채윤(54 충남 홍성군) 씨는 “7월에 발부된 부검감정서는 진본이 아니다라며 부검 감정서가 누군가에 의해 조작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근거는 426일자 국과수 회보(수발신) 내역과 강 아무개 씨의 증언이다.

 

이에 대해 이채윤씨는 강 아무개씨는 2016427, 홍성경찰서에서 오빠 이두열의 이름이 적힌 부검감정서를 봤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강 씨는 부검감정서에 27개월 화학독극물, 7가지 이름 모를 독극물, 3개월 정도의 수면제, 무정자, 발등이 깨진 것, 간과 허파 등의 무게(g) 등이 기재되어 있었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강 아무개씨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도 이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한 바 있다.

 

어쨌든 이채윤 씨는 강씨의 증언과 국과수 수발신 내역을 토대로 지난 9월 청와대와 대검찰청에 탄원서를 보냈다. 탄원서의 주요 골자는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필요하다면 이채윤씨 본인을 직접 불러 조사해 달라는 것이다.

 

청와대는 최근 이채윤씨가 보낸 탄원서를 대검찰청으로 이첩시켰고, 대검은 해당 사건을 대전지방검찰청 홍성지청으로 내려 보냈다. 그러나 홍성지청은 지난달 17일 해당 사건을 증거불충분 등의 이유로 공람 종결처리 했다. 물론 홍성지청은 이채윤씨를 불러 사건 경위를 따져 묻지도 않았다. , 이채윤씨가 제시하고 싶어 했던 국과수회보내역과 증거물(약물) 제출 내역 등의 증빙 자료도 제출받지 않았다.

 

2016426일자 회보는 이두열씨의 혈액 DNA 감정 결과이다?

 

문제는 또 있다. 홍성지청에서 보낸 처분 결과 통지 내용에 몇 가지 오류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홍성지청은 지난 1017일 이채윤씨 앞으로 보낸 처분 내용에서 증언자 강 씨의 진술에 신뢰성이 없고, 전자문서로 발송된 2016426일자 수 발신 내역이 이두열씨의 혈액 DNA 감정결과라고 밝혔다.

 

지난 2016426일자 수발신 내역이 고 이두열씨의 부검 감정서를 보냈다는 내용일 것이라는 이채윤씨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2016426자에 생산된 회보가 홍성지청의 처분 내역대로 혈액 DNA 감정서를 뜻하는 것일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따르면 혈액 DNA 감정은 법유전자과에서 맡는다. DNA 혈액 감점 결과를 경찰서에 통보하는 부서도 바로 이곳이다. 홍성지청이 처분한 결과대로라면 혈액 DNA감정 회보의 출처는 국과수 법유전자과여야 한다. 하지만 이채윤씨가 확보한 감정의뢰 회보 내역은 법의학과에서 나온 것이다.

 

실제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는 “DNA와 관련해서는 법유전자과에서 검사를 진행 한다부검의 경우 법의학과의 소관이라고 밝혔다. 시체 부검 결과는 법의학과, DNA와 관련한 감정 내역은 법유전자과에서 검사해 각 경찰서로 보낸다는 뜻이다.

 

이채윤씨 홍성지청의 처분내역 반박하며 청와대에 탄원

 

하지만 홍성지청의 처분 내역에 따르면, 고 이두열씨의 혈액 DNA 감정 결과는 담당부서인 법유전자과가 아닌 법의학과에서 보낸 것이 된다. 홍성지청의 처분 내역을 액면 그대로 해석해도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채윤 씨는 검찰과 경찰은 지난 20167월에 나온 부검 결과 이외에는 어떤 검사 결과도 나온 바가 없고, 7월에 나온 부검결과가 진본이라고 주장했다“7월에 나온 부검 결과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더니 이제 와서 갑자기 426일자 회보내역이 DNA 혈액검사 결과라고 밝히는 것도 납득할 수 없다고 항변했다.

 

게다가 홍성지청의 처분내역에서 밝힌 내용이 사실이라면 혈액 DNA 감정 결과에 대한 통보 내역과 그 내용이 별도로 존재해야 한다. 홍성지청은 국과수에서 통보한 혈액 DNA 감정 내용을 토대로 증인 강 아무개 씨의 주장의 진위 여부를 밝히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홍성지청은 증인 강씨가 어떤 주장을 했는지 뿐 아니라, 국과수에서 보내온 혈액 DNA 감정 결과에 어떤 내용이 담겨있는지 조차 언급하지 않았다. 강 씨의 주장과 혈액DNA 감정 결과를 대조해 보면 강씨의 주장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여부를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홍성지청에서 내린 처분 내역에는 이런 과정이 없다.

 

이에 대해 이채윤씨는 검찰(홍성지청)은 어째서 혈액 DNA 감정 결과를 토대로 강씨의 증언을 반박하지 못하고 있는지 설명해야 한다혈액 DNA 감정서는 존재하지도 않기 때문은 아닌 가라고 반문했다. 이 씨는 이어 홍성지청은 엄연히 부검감정 의뢰 회보로 기록되어 있는 2016426일자 회보 내역이 어째서 혈액 DNA 감정 결과라는 것인지도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채윤씨는 지난 1031, 홍성지청의 처분내역을 반박하는 내용이 담긴 탄원서를 청와대와 대검찰청으로 보냈다.

 

 

"오빠의 억울한 죽음을 꼭 밝히고 싶다." 이채윤(54, 여, 홍성)씨는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오빠 이두열(62, 사망당시 나이)씨의 죽음을 파헤치고 있다. 몸과 마음이 지치고 있지만 포기할 수가 없다. 지금도 오빠의 사망원인이 '독극물에 의한 타살'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이채윤씨는 "평소에 특별한 지병도 없었던 오빠가 갑자기 죽었는데 사망원인조차 제대로 밝힐 수 없다는 것이 억울할 뿐"이라며 "고통을 호소하던 오빠의 마지막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도 눈시울이 붉어진다"고 말했다.

이채윤씨에 따르면 이두열씨는 지난 2015년 12월 7일 충남 천안의 모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물론 사망원인은 '불명'이다. 오빠의 죽음은 그렇게 잊혀지는 듯 했다. 하지만 채윤씨는 뉴스를 통해 지난해 경기도 포천에서 있었던 제초제 살인 사건을 접했다. 해당 사건을 보고 난 직후 문득 오빠의 죽음이 뭔가 석연치 않다고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채윤씨는 "오빠는 병원으로 실려 갈 당시 혀가 말려가는 목소리로 간신히 물을 찾았다"며 "하지만 당시 의사는 이 사람은 마치 염산을 마신 사람처럼 물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고 이두열 씨의 당시 의무기록에는 호흡곤란 증세만 언급되어 있다. 

이채윤 씨는 또 "오빠가 쓰려졌던 날 오빠의 집에서 막걸리를 발견했는데, 막걸리에서 이상한 냄새가 났다"며 "당시에는 오빠가 썩은 막걸리를 마신 건가라고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채윤씨는 오빠가 사망한 날 봤던 바로 그 '수상한 막걸리'가 오빠의 죽음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아래는 이채윤 씨의 증언이다.

"유감스럽게도 병원 의무기록지에는 호흡곤란 외에 오빠의 정확한 사인이 나와 있지 않다. 하지만 오빠가 평소 마셨던 막걸리에는 분명히 염산 성분이 들어 있었을 것으로 확신 한다. 당시 의사는 오빠의 몸이 알카리성에서 산성으로 바뀌어 물을 주어도 살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것은 염산을 마셨을 때 일어나는 전형적인 반응 중 하나라고 한다. 

실제로 순천향대학교 홍 아무개 박사는 '설명 안 되는 산증의 경우, 부동액을 2컵 이상 마시거나, 염산을 마셨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니 범죄와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면 경찰에 신고해 부검을 요청하는 것이 순서이다'라는 글을 보내 왔다. 이를 근거로 부검을 결심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16년 4월 이채윤 씨는 오빠의 사망과 관련해 의심이 가는 용의자를 지목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채윤 씨는 또, 경찰 입회하에 오빠 이두열씨의 무덤을 파고, 시신을 국과수에 부검 의뢰한 것이다. 이는 이두열 씨가 사망한지 5개월 만에 일어난 일이다.

하지만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던 국과수 부검 결과는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이채윤 씨는 부검결과를 기다리며 경찰과 수차례의 문자와 통화를 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경찰은 "부검결과는 나오지 않았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고인 이두열씨에 대한 부검 결과는 4개월이나 지난 뒤인 7월 8일에 나왔다. 물론 결과도 이채윤씨의 예상과는 달랐다. 부검결과 독극물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검찰(대전지방검찰청 홍성지청)은 지난해 8월, 해당 사건을 '증거 불충분' 등의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다.

 

 

이채윤씨는 오빠 이두열씨가 염산이 함유된 독극물에 의해 사망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 이재환

 

 

사건은 이렇게 일단락 지어지는 듯싶었다. 하지만 이채윤씨는 최근 국과수에 정보공개를 요청한

결과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 오빠 이두열 씨의 부검 결과가 이미 지난 4월 H경찰서로 보내졌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채윤 씨는 "경찰이 7월까지도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던 부검 결과는 이미 지난 4월에 나와 있었다"며 "검찰은 지난 4월에 나온 부검 결과와 그 내용을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7월에 나온 부검결과를 토대로 오빠의 사건을 불기소 처분했다. 4월의 부검 내용에는 오빠의 사망원인이 약물이나 독극물로 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4월에 나온 부검 기록을 봤다는 증인도 있다. 이를 확인할 수만 있다면 오빠의 사건을 뒤집을 수 있는 것이다. 오빠 이두열 사망 사건은 반드시 재수사 되어야 한다" (이채윤씨의 증언)

이에 앞서 이채윤씨는 지난 6월 28일 해당 사건을 "재수사 해 달라"며 청와대에 민원을 넣었다. 청와대는 지난 7월28일 이채윤씨의 민원을 대전지방검찰청 홍성지청으로 이첩한 상태이다. 하지만 홍성지청은 해당 사건을 처리하는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일 평화인권연대 집행위원장은 지난 7일 이채윤씨와 동행해 홍성지청을 방문했다. 이와 관련해 김용일씨는 "이채윤씨는 오빠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려고 검찰 조사를 차처하고 있는데, 담당 검사는 면담조차 거부하고 있다"며 "검찰은 이채윤씨가 새로운 증거를 제시겠다고 나선 만큼 이 사건을 적극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사건이 이첩된 대전지방검찰청 홍성지청 관계자는 "당사자가 아닌 이상 그 어떤 내용도 확일 해 줄 수 없다"며 "당사자(이채윤씨)를 불러 조사할지 여부는 해당 검사가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 이재환 기자는 홍성 예산 등 내포지역에서 독립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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