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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멋대로 칼럼

사람이 죽었다, 그런데도 '협박'부터?

청와대 "과격시위" 운운 논평취소 왜?
[데일리서프] 용산 철거민 참사가 일어난 20일 청와대에서 "과격시위의 악순환을 끊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가 황급히 이를 취소하는 소동을 빚었다고 한겨레신문이 21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까지의 사고를 보면 시위의 악순환이 계속됐다"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과격시위의 악순환을 끊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치 이번 사태를 과격시위 탓으로만 돌리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이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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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가 발생하자 마자, 청와대는 이례적으로 진상규명에 나서겠다며 신속한 대응을 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이번에도 역시 그 '입'이 화근이었다. 사건 경위야 어찌되었든 시민 다섯과 경찰 1명이 죽었다. 국민들이 희생을 당한 것이다. 이럴때 국가는 이유불문하고 애도부터 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정부는 비록 발언을 취소했다고는 하지만, "과격시위의 악순환을 끊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했다. 이 말속에 이번 참사를 대하는 정부의 태도나 인식이 그대로 녹아 있는 듯해 안타까울 따름이다.

모든 시위에 대해 그 원인을 묻거나 따지지 않고 '과격시위'로 규정하려 드는 '일방적 사고방식'이 이번 참사를 불러온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참사의 원인을 공권력의 무리한 진압작전 탓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이와 관련 진중권 교수는 "이번 사건은 간단하다. 어떤 사람들이 2억 들여서 장사를 좀 하려고 하는데 어느 날 방 빼라고 했다, 그런데 2000만원밖에 안 준다. 이런 얘기다"라며 "이런 분들이 나와서 끝까지 저항을 한 거고. 그리고 경찰에서 무리하게 진압을 한 가운데 그 사람들이 불에 타서 숨지는 그런 참사가 일어났다는 것, 그게 문제의 핵심"이라고 밝히고 있다. (관련기사)

[프레시안]
'과격 시위 악순환 끊는 계기'? 청와대 '김은혜' 발언"
용산 참사에 대한 청와대의 일성이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은 20일 저녁 "과격 시위의 악순환이 끊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발언을 놓고 "기가 막힐 노릇이다"라고 논평했다.

특히 김 대변인은 이 발언의 당사자로 '김은혜 부대변인'을 적시했다. 김 대변인은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이 제정신이라면 국민의 생명을 앗아간 참상을 두고 어떻게 이런 발언을 할 수 있겠는가"라면서 "지금 청와대가 이 비극 앞에서 '과격 시위' 타령을 하고 있을 때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사전문보기

지난해 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촛불집회 이후로, 가뜩이나 공권력의 과잉대응 문제가 도마위에 올랐던 상황이다.

이참에 지난 촛불집회 진압이후, 정부는 그 어떤 집회나 시위에 대해 이유불문하고 무조건 진압하고 보자는 식의 조급증이 생긴 것은 아닌지부터 깊이 따져봐야 할 것 같다. (토끼몰이 진압작전이 참사 키웠다- 한겨레)

최근 공권력이 갈수록 이성적 판단과 자제력을 상실해 가고 있는 듯한 인상이 강하기 때문이다.
fanterm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