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서 6.25와 같은 전쟁이 또다시 발발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마도 엄청난 희생만 치르고 결국 승자도 패자도 없는 전쟁이 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실제로 최근 발생한 천안함 사태를 대하는 한-미-중-러의 시각에서 그런 가능성은 충분히 암시되고 있다. 이들 4개국에게 천암함 사태의 진실이 무엇인지 따위는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닌 듯 보인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을 옹호하는 편에 서고, 미국은 한국의 편에 섰을 뿐이다. 이는 기존의 냉전 구도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실제로 한반도에서 전쟁이 재발 할 경우, 이런 대립 구도 그대로 전쟁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남북 간의 군사적 대결은 결국, 남북 간의 ‘총질 정도’로 끝날 문제가 아니란 뜻이다. 우발적으로든 고의적으로든 남북이 심각한 무력 충돌을 일으킬 경우, 전쟁에 자동 개입될 국가는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는 미국은 전쟁에 자동 개입하게 되어있다. 또 이에 질세라 중국도 북한을 지원하고 나설 것이 뻔하다. 실제로 일부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북한이 남한에 흡수되어 사실상 미국과 국경이 맞닿게 되는 상황을 원치 않는다고 한다. 중국은 미군의 주둔 지역인 한국을 사실상 ‘미국의 국경’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일본과 러시아는 손을 놓고 있을까. 러시아도 어떤 형태로든 전쟁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일본은 미군의 군수물자를 조달하거나, 제 2선에서 병참기지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그야 말로 전쟁이 확전에 확전을 거듭하며, 세계대전으로까지 번질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미국이 중국과의 전쟁을 오래 지속할 수 있을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물론 그전에 이미 양측은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때문에 양측은 6.25 당시처럼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고 또다시 휴전을 선포할 개연성이 높다. 이처럼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영토회복이나 통일은 고사하고 아무런 득도 없이 막대한 피해만 남긴 체로 끝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게다가 전후에 미국의 병참 기지 역할을 했던 일본이 독도나 제주도에 대한 영유권을 전후 보상 조건으로 내세울 경우, 오히려 우리의 영토나 영해는 기존보다 더욱 줄어들 가능성만 있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남북한의 전쟁은 남북 양자간의 문제가 아니다. 동북아시아의 모든 이해 관계가 총 집결된 전쟁인 만큼 남북전쟁은 개전과 동시에 확전 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천안함 사태직후 언론을 통해 ‘전쟁이 두렵지 않다’고 밝힌 MB의 철없고 무책임한 발언이나, 수시로 전쟁 불사를 외치는 북한의 도발적인 발언들이 우려스러운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한반도의 전쟁은 남북한의 감정싸움에 이용될 만큼 그렇게 단순한 사안도 아닐뿐더러 인류의 안녕과 평화를 위해 함부로 운운해서도 안 되는 일종의 ‘금칙어’와도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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