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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딱한 시선

소형 태풍에 서울 '휘청'

소형 태풍에도 인재가 나온다는 것은 문자 그대로 ‘쪽’팔리는 일이다. 바람에 전신주가 넘어지고 나무가 뽑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천재지변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바람의 강도가 그만큼 강한 탓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옥상에 벗어둔 슬퍼가 날라가 옆집 차의 창을 깨거나, 거리의 간판이 떨어져 행인을 덮치거나, 지붕의 기왓장이 날려 이웃에 위치한 아파트의 거실로 날라 가는 따위의 일들은 천재라기 보단 인재에 가까워 보인다.

태풍에 관련된 뉴스를 들었다면, 옥상이나 지붕에 올라가 바람에 날릴 가능성이 높은 물건들부터 치우는 것이 기본이다. 행여 인명피해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태풍 곤파스가 지나간 자리를 보니, 바람에 날린 각종 물건들에 의한 아찔한 사건 사고들이 곳곳에서 벌어진 모양이다.

언론에 따르면 태풍 곤파스는 비교적 약한 소형 태풍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풍 곤파스가 수도 서울을 통과하자 곳곳에서 정전사고가 터지고, 바람에 날린 각종 물건들이 거리를 가득 채워 거리는 온통 쓰레기장으로 변했다. 게다가 간판이나 나무 등에 의한 크고 작은 인명피해 소식까지 들려오고 있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우리사회의 안전 불감증에 화가 나기도 한다. 태풍에 대한 대비가 전혀 안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작은 태풍에도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한심해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상상하기도 싫지만, 이런 상태로 서울에 대규모 지진이나 전쟁이 발발한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지 끔찍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