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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에서

겨울의 추억, 그때가 그립다

요즘은 겨울에 눈이 많이 오니, 그나마 겨울이 겨울 같아 보이긴 한다. 하지만 이 눈 때문에 누군가는 또 고통을 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마음 한구석이 썩 편하지가 않다.

오늘도 집 앞에 세워둔 자동차의 지붕을 내려앉게 할 기세로 많은 눈이 내렸다. 겨울은 춥지만 나름대로 정취도 있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내가 군에 입대한 것도 겨울이었고, 첫 직장을 잡았던 것도 겨울이었다.

추운 겨울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일은 다소 힘들고 벅찬 것이기도 하다. 특히나 추위를 유난히 많이 타던 나에겐 더욱 그랬다.

요즘 따라 첫 직장에 출근하던 그 때 시절이 그립다. 쥐 꼬리 만한 월급에 한평도 안되는 고시원 생활과 옥탑방에 대한 기억이 전부일 것만 같았던 그때가 새삼 그리워지는 것이다. 그 시절엔 미래에 대한 희망과 꿈이 마음속에 가득했던 것 같다.

기자랍시고 취재를 하며 기사를 쓰던 것도 그립고, 가난했지만 술 한잔 기울이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와 시시콜콜 신상에 관한 담소를 주고받던 기자 선배들과 그때의 동료들도 그립다.

솔직히 마감을 생각하며 기사를 쓰는 일은 지겹고 힘든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요즘은 그 생활이 그리워진다. 그래서 일까. 지금도 난 글을 쓰고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

물론 위대한 소설가처럼 글을 맛있게 잘 쓰지도 못하고, 세상을 뒤흔들만한 얘기 거리를 가지고 있지도 못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쓰고 있을 때 느끼는 소소한 행복감만은 여전한 듯하다.

내가 글을 쓰는 것은 어쩌면 본능에 가까운 일일지도 모르겠다. 글을 통해 살아 있음을 확인하고, 크게 심호흡을 하며 안도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