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이 없어 굶주리다 죽어간 한 시나리오 작가의 죽음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흔히 인간은 타인의 죽음에 자신의 죽음을 투영시켜 슬픔을 배가 시키곤 한다.
하지만 최고은 작가의 죽음은 내겐 그 이상으로 다가온다. 한때 나는 아주 잠시지만 작가가 되고 싶었던 적이 있다. 글재주가 미천하고 생각의 깊이가 턱없이 얄팍한 것을 깨닫고 끝내 그 꿈을 접어 버렸다. 게다가 글쟁이로 살아남는 것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그 놈의 되먹지 못한 '현실'에 대해서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글을 쓰고 싶어하는 욕구와 천성은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글도 쓰고 밥벌이도 하자는 생각에 말도 안되는 기자질도 해 봤었다. 물론 지금은 그마저도 접어 버렸지만. 어쨌든 글쟁이들에게 글은 때로는 숨을 쉬며 살아가는 유일한 이유이기도 하다. 아니 어쩌면 글쟁이들은 글을 쓰고 있을 때 비로서 살아 있음을 느끼는 지도 모른다.
단정하기 어렵지만, 어쩌면 최고은 작가가 밥을 굶으면서 까지 글 쓰기를 포기하지 않은 이유도 그런 맥락일 것이다. 그것이 바로 최고은 작가의 죽음이 적어도 내게 깊은 상실감을 안겨주는 이유이기도 하다.
작가 최고은! 이 세상에서의 쓰라린 기억은 모두 잊고, 부디 영면하시라!
그리고 최소한 내 기억속에서 만큼은 당신이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내 눈감는 날까지 당신을 기억해 드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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