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하나 터지면 온통 그쪽으로 쏠리는 우리 언론의 쏠림 현상은 여전하다.
언론들이 한동안 북한발 뉴스로 재미를 보더니, 이제는 온통 항공사 스튜어디스 관련 뉴스로 도배를 하고 있다. 어느 회사의 '높으신 잡놈'하나가 운행중인 여객기에서 스튜어디스에게 폭언을 일삼고 진상짓을 한 모양이다.
언론들은 이번 일을 계기로 항공사 승무원의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완장 하나 달아 주면 그게 제 힘인양 착각하고 설치는 진상들이 존재하는 이상 대책을 마련해도 그때 뿐일 것이다. 게다가 그놈에게 필요한 것은 대책이 아니라 법적 처벌이다.
요즘 한참 주가를 올리고 있는 드라마 <직장의 신>에서 김혜수가 꼭집어 지적한 것처럼, 정규직 즉 직장에서 4대 보험 받는 사람들은 어쩌면 직장의 노예일 수 있다.(나만은 결코 노예가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나? 현실을 좀 직시하자.)
따지고 보면 사고를 친 그놈도 완장찬 노예에 불과하다. 제 딴에는 돈좀 더 버는 고급(?) 노예랍시고, 감정 노동자인 스튜어디스를 얕잡아 보고 진상짓을 한 것이다. 다행히도 그놈의 진상짓은 '딱 걸리고' 말았다. 그 점에선 깨소금처럼 고소하다.
사실 이번 사건은 대책 보다는 그런 인간들이 '딱 걸릴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 더 중요해 보인다. 요즘은 누구나 휴대폰으로 동영상이나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심지어 SNS로 속보도 올릴 수 있다. 마음만 먹으면 이런 진상들을 수시로 솎아 낼 수 있는 환경인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을'이란 이유로 부당함을 꾹참고 쉬쉬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번 일은 운이 좋아 세상에 알려졌지만 그보다 더 심각한 인권 관련 사건들이 소리 소문없이 묻히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진상 공화국에 사는 시민들의 인격 하나 하나에 안전장치를 달아 주는 일이 무엇보다도 시급해 보인다. fanterm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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