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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에서

아끼다 똥된다

아끼다가 똥 된다는 말이 있다.


사놓고도 아낀다고 잘 안입어 유행이 지난 옷이나 운동화 신발 등. 아껴 봐야 결국 곰팡이가 피고 유행이 지나 제 구실을 못할 뿐이다. 물론 물건을 지나치게 험하고 헤프게 쓸 필요는 없다. 하지만 쓰려고 산 물건을 아낀 답시고 고이 모셔둘 이유도 없는 것이다. 그래 봐야 결국 '똥'되니까.


스치 듯 지나친 인연 중에 심지어 이런 사람도 있었다. 이 사람은 다 썩어 가는 차에 리모콘 키를 바꾸더니 리모콘 키는 고이 모셔 두고 굳이 열쇠를 사용했다. 참 별걸 다 아낀다 싶었다. 어차피 폐차를 하거나 중고로 팔면 새 리모콘 키는 아무 쓸모가 없을 텐데 말이다.


물론 그 분차를 중고로 팔더라도 리모콘 키는 잃어 버렸다고 둘러대고 안줄 사람이긴 하다. 인터넷으로 리모콘 키만 따로 팔수도 있는 사람이니까.   

글을 쓰다 보니 얘기가 곁가지로 샜는데 어쨌든 인간은 타인에게 읽히는 존재이다. 쉽고 빠르게 읽혀 지느냐 천천히 읽혀 지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타인에게 표정을 숨기기는 것은 어렵다. 물론 반복된 훈련을 통해 표정을  숨길 수는 있다. 하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면 말이나 행동으로 본심이 드러나게 되어 있는 것이다. 생대가 모른척 넘어가 주는 것을 속는 것이라고 착각하고 계속 속이다가는 언젠가 뒤통수를 제대로 맞을 수도 있다. 어쩌면 상대는 당신이 생각한 것 보다 훨씬더 눈치가 빠른 사람일 수도 있다. 당신을 이미 다 읽고 있다는 뜻이다.


아껴야 하는 것은 물건이 아니라 사람이다. 그걸 모르는 사람들이 대체로 물건을 아끼다 똥되게 만드는 경향을 보인다. 당신에게 아끼다 똥되는 물건이 많다면 당신은 물건(혹은 돈)에 집착한 나머지 사람을 놓치는 유형의 인간은 아닌지 스스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