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의 입장에서 애써 작성한 기사가 채택되지 않으면 기분이 좋을리 없다.
하지만 일희일비하지 않을 생각이다. 진심은 언젠가는 통하리라고 본다. 그러나 오마이뉴스 편집진의 눈에 들기 위해 기사를 쓸 생각은 없다. 나는 단지 내가 알리고 싶은 이야기나 기사를 오마이뉴스라는 창구를 통해 세상으로 내보낼 생각이다.
솔직히 나는 현직에 있을 때도 편집진의 눈치를 보며 기사를 쓴 적이 없다. 기사 출고 문제로 편집진과 마찰이 생기면 두말 않고 사표를 던졌다. 그로인해 경력이 차곡차곡 쌓이지 못하고 누더기가 되더라도 나는 종종 그렇게 했다.
물론 편집권은 존중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 기자와 편집장 혹은 편집진의 관계다. 오마이뉴스의 장점은 이런 마찰이 좀처럼 잘 일어나지 않는 다는 점이기도 하다.
오마이뉴스 편집진은 마음에 안드는 기사를 실시간글로 흘려 보내면 된다. 반면 기사가 비채택된 시민 기자는 기사를 보강해서 다시 쓰거나 블로그와 같은 매체에 글을 올리면 된다. 그뿐이다. 쿨하지 않은가?
그러나 기사를 쓰다 보면 의외로 관점이 충돌할 때가 많다. 관점의 충돌은 비단 기자와 편집진 사이에서뿐 아니라 기자와 독자 사이 혹은 매체와 매체 사이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같은 사건을 놓고도 조선일보와 오마이뉴스의 보도가 판이하게 다를 수 있는 것이다.
당연하겠지만 편집진이든 기자든 관점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솔직히 말하면 옳다고 믿을 때가 더 많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모든 기사는 다소간의 불안전성을 지닐 수 밖에 없다. 기사의 불안정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자는 편집진으로부터 좀더 다양한 각도에서 취재 할 것을 요구 받기도 한다. 이런 요구라면 기자는 편집진의 뜻을 수용할 필요와 의무가 있다.
이쯤에서 고백하나 하고 가자. 나는 정의롭고 의로운 기자일까. 솔직히 말하면 나는 내가 정의로운 기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나는 기사 쓰는 것을 즐기는 기자이기는 하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도 여전히 오마이뉴스를 놓지 않고 붙잡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한때는 오마이뉴스에 쓴 몇개의 기사 덕분에 제법 쓸만한 신문사에 스카웃되었던 적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오마이뉴스가 지닌 영향력의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하지만 기자를 그만둔 이후로 때로는 바빠서, 때로는 의욕이 없어서 글을 쓰지 못했던 적도 있다. 오마이뉴스와의 관계도 어느덧 그렇게 10년이 훌쩍 넘었다. 세월이 오래인 만큼 오마이뉴스와는 알게 모르게 애증 관계도 있다.
그럼에도 오마이뉴스는 내게는 늘 친정이 되어 주던 곳이기도 하다. 편집진의 입맛에 맞는 기사가 아니라 내가 쓰고 싶은 기사를 나만의 언어로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쓸 수 있었던 공간, 그곳이 바로 오마이뉴스였기 때문이다. 오마이뉴스는 앞으로도 내게 그런 공간으로 남을 것이다. 꼭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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