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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내포 동네 기자

단전 위기 병원장, 알고 보니 '그때 그사람'

최근 단전위기로 치닫고 있는 홍성군 홍성읍 내포요양병원은 수년 전에도 병원 운영 과정에서 문제를 일으켜 방송 전파를 탔던 것으로 드러났다.

내포요양병원의 이해 당사자들은 한 목소리로 '당시 이 병원의 실태가 드러났을 때 검찰과 경찰(이하 검경)이 사건을 정확히 인지하고 수사만 제대로 했더라도 최근에 불거진 단전사태와 경영권 다툼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4년 전, 이 병원의 실태를 보도했던 매체는 MBN의 <시사기획 맥>이다. 현재는 폐지된 이 프로그램은 29회 '생지옥 요양병원 노인이 위험하다'(2012년 6월23일 방송) 편을 통해 이 병원의 실태를 고발했다.


당시 김 원장이 개인병원 형태로 운영하던 내포요양병원은 '욕창 환자'에 대한 처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입원환자에게 병원 청소 업무까지 맡기는 등 구설수에 올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물론 이 같은 실태는 '18분짜리 영상'에 고스란히 담겨 전파를 탔다.

 

원 내부에서 동영상을 촬영하고 이를 MBN에 제보했던 이는 당시 이 병원에 근무했던 김 아무개(49세 여) 간호사였다. 병원 내부에서 촬영된 영상은 대부분 김 간호사가 직접 촬영해 제보한 것이다.

김 간호사는 이 제보를 계기로 내부고발자로 낙인 찍혀 병원장으로 부터 해고를 당했다. 또한 김 간호사에 따르면 당시 MBN의 인터뷰에 응했던 환자들은 방송이 나간 직후, 병원측에 의해 다른 병원으로 이동 조치된 됐다고 한다. 

내포 요양병원 사태, 검경은 없었다

사회적으로 파장이 큰 사건에 대해서는 별도의 고소 고발이 없더라도 검경이 이를 포착하고 수사를 벌이기도 한다. 이를 인지수사라고 한다. 하지만 내포요양병원 사태는 2012년 당시 사회적으로 적지않은 파장을 일으켰음에도 불구하고 검경은 이를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 아무개 간호사는 "그 때 김원장으로부터 폭행까지 당해 경찰에 신고 했지만 검찰 수사단계에서 흐지부지 마무리 되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당시 내부고발 결심하게 된 계기해 대해서도 "원장이란 사람이 환자가 욕창이 생겨 고통스러워 하는 데도 치료하지 않고 방치했다"며 "나이팅게일 선서까지 한 간호사로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김 간호사는 또 병원장이 욕창 환자를 방치한 것과 관련해서도 놀라운 주장을 내 놨다. 김 간호사에 따르면 욕창 환자의 경우 욕창의 크기가 클수록 요양 등급이 올라간다. 이렇게 되면 병원은 건강보험으로부터 더 많은 진료비를 지급 받게 된다. 

이에 대해 김 간호사는 "욕창 환자가 요양 등급 1등급을 받을 경우 건강보험으로부터 200만원 가량을 지급 받는다"며 "병원장이 진료비를 더 타내기 위해 환자를 방치하는 게 아닌가하는 하는 의심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김 원장은 "그 영상은 짜집기 된 것이다"라며 "영상은 허위다"라고 일축했다.  



 

 

경영권 다툼, 이면은 '사기와 횡령' 논쟁

그렇다면 4년이 지난 지금 병원의 상태는 어떨까. 앞서 언급한 것처럼 그 당시 병원장이었던 김 모씨는 지금도 병원에 그대로 남아있다. 달라진 것은 병원이 김 모 원장의 개인병원에서 법인 명의의 병원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법인으로 바뀐 병원은 최근 병원 소유권을 놓고 다툼중이다. 김 원장은 윤 아무개 이사장을 "고리의 사채 업체"라고 주장하며 병원의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윤 아무개 이사장 측은 "김 원장의 투자 권유에 속았다"며 "김 원장으로 부터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한다.

내포요양병원 단전 사태는 <오마이뉴스>와 기자의 개인 블로그 <미주알고주알>을 통해 보도 됐다. 보도가 나간 직후, 검찰은 지난해 8월에 고발된 김 원장의 '횡렴 혐의'에 대한 뒤늦은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최근 고소인 측인 윤 아무개 이사장 및 관계자 등을 불러 7시간 씩 총 3차례에 걸쳐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윤 이사장 측의 한 관계자는 "검찰의 수사가 늦은 감이 없지 않다"면서도 "이번 만큼은 사건의 실체와 진실이 명백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건강 보험의 400억 채권 문제는 아직도 수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법인이 망가지고 무너지기 전에 수사가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내포요양병원의 김모 원장은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검찰의 출석요구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수사를 받을 의사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재환 기자 fanterm5@ .. 한메일 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