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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독자IN!

거꾸로가는 세상 막아선 1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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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는 모여라” 깃발 든 자율화 세대 

“새벽 5~6시쯤 일어나 바쁘게 학교 갈 준비를 합니다. 7시까지 등교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피로와 허기진 배도 채우지 못하고 학교에 오자마자 수업을 듣습니다. 졸지 않으려고 노력해도 잠이 오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7교시 정상수업이 끝나면 보충수업이 시작됩니다. 그리고 정신없이 저녁 식사를 해결한 뒤 야간 자율학습이 시작됩니다. 이 시간에는 숨소리와 필기 소리밖에 들려오지 않습니다. 조금이라도 소란스러울 때는 감독 선생님에게 꾸지람을 듣습니다. 화장실 가고 물을 마시는 것도 이름을 적혀가면서 해야 하는,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생리 활동조차 허용하지 않은 이런 현실이 정말로 답답합니다. 감옥 같은 학교의 야간 자율학습이 끝나면 많은 학생이 학원으로 갑니다. 학원이 끝나면 밤 12∼1시가 되어야 집으로 돌아옵니다.”

시사인 박형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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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이 아침 9시에 학교에 가서 늦어도 오후 3-4시까지는 집에 돌아 올 수 있고, 학원은 안가도 되는 '밝은 세상' 좀 만들어 봅시다.

언제까지 우리가 이렇게 살아야 할까요.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자신의 미래를 창의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제발 그들에게 시간을 좀 줍시다. 공부하는 시간 길다고 공부를 잘할 수 있는 게 아니란 것은 이미 다들 알고 있는 이야기 아닌가요?

대통령이 수시로 말한 '실용'이란 것에 요즘들어 부쩍 회의가 듭니다.  
대통령께서는 취임초부터 공무원들을 새벽부터 깨워 일을 시키고, 본인도 지난 100일 동안 정말 부지런히 일하셨습니다. 그런데도 결과는 정 반대로 나오지 않던가요? 성난 민심이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거리로 나서고 있으니 말이죠.

제가 보기에 대통령이 생각하신 실용은 '무조건 열심히 하면 성공할 것'이라는 식의 70년대식 실용인 듯합니다. 그러나 요즘의 실용은 다릅니다. 말그대로 '여가'가 가능한 창의적인 실용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주어진 시간에 최대의 노력을 기울여 일하고, 나머지 시간은 여가를 즐기며 창의력을 재충전하는 것. 바로 그것이 요즘 세상에 맞는 실용의 정신은 아닐까요.

진중권 교수 말마따나 대통령께서는 일을 많이 벌이시려고 하시기보다는 좀 쉬세요. 틈나는 대로 영화도 보시고 청와대 뒷산 산책도 하시고, 광화문 촛불 시위에도 한번 나가 보시고 그러세요. 그렇게 하시다 보면 요즘 세상 뿐아니라, 미래에 맞는 실용의 코드가 무엇인지를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