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은 인간이 맞서야할 대상일까. 지인들과 인공지능을 주제로 이야기를 하다보면 의외로 인공지능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 배경은 일부 공상 과학영화들이 인공지능이 지닌 위험성을 지나치게 부각시킨 탓이 클 것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인간 대표 이세돌이 인공지능과의 대국에서 4:1로 참패했다. 이로써 인공지능에 대한 막연한 공포가 영화가 아닌 현실 세계로 한발짝 더 다가왔다. 이에 대해 일부 학자들은 '인공지능과 인류가 경쟁하는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런 시각을 갖는 것은 교육계도 예외가 아닌 모양이다. 7월 1일 <디트뉴스24>가 공개한 김지철 충남 교육감의 이메일 내용에서도 인공지능 시대에 대한 이런 우려가 감지 된다. <디트뉴스24>에 따르면 김지철 충남 교육감은 최근 충남도 교사 1만 8천명에게 이메일을 한통 보냈다. 아래는 인공 지능에 대한 김 교육감의 시각이 담긴 구절이다.
"국영수 성적으로 학생을 편 가르지 않는 일, 친구를 이기라고 내 아이에게 강요하지 않는 것, 청소부와 의사가 하는 일의 가치가 다르지 않다고 여기는 것, 인공지능과도 사람의 역량으로 당당히 맞설 줄 아는 학생을 기르는 일일 것입니다."
이처럼 김 교육감도 인공지능을 '맞서야 할 대상'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공지능은 '인류가 당당히 맞서야할 경쟁자'가 되어선 안된다. 인공지능을 인류의 경쟁 상대로 전략시키기 보다는 상생의 도구로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쟁할 거라면 인공지능은 뭐하러 만들지?
인공지능을 만들어 인간과 경쟁 하도록 할 것이라면 굳이 인공지능을 개발할 필요가 있을까. 인공지능이 아니더라도 전세계는 지금도 이미 차고 넘치는 '경쟁'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인공지능 문제를 자본과 경쟁의 논리로만 풀다가 결국 큰코를 다칠 수도 있어 보인다. 일각에서는 인공지능 시대를 '인공지능을 가진 자본가와 인공지능을 갖지 못한 일반 노동자가 경쟁하는 시대'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경쟁의 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노동자의 '패배'로 지금보다 더 심각한 빈부격차와 불평등이 만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인공지능 문제를 자본과 경쟁의 논리로만 풀어서는 안돼는 이유이기도 하다.
혹자는 우스게 소리로 '인간이 인공지능 보다 잘 할 수 있는 것은 노는 것 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는 인공지능과 무조건 경쟁만 해선 안된다는 메시지도 담고 있다. 인간이 인공지능을 이기기도 어려울 뿐더러 그런 경쟁은 애초에 불필요한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은 분배를 통한 상생의 문제
수많은 학자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인공지능의 도입은 필연적으로 '잉여'의 문제를 낳게 되어 있다. 인공지능과 경쟁도 하기 전에 이미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때문에 인류는 인공 지능 기술을 개발하는 동시에 분배를 통한 상생을 고려해야 한다.
더구나 인공지능 기술은 특정 과학자들의 공명심을 채우고, 특정 자본가의 배를 불리는데 사용되어서도 안된다. 만약 그런 목적이라면 공적 자금을 투입하면서까지 애써 인공지능을 개발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3월 AI 응용사업에 5년간 1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어쨌든 교육계가 육성해야할 인재는 인공지능과 경쟁할 인간이 아니다. 오히려 인공 지능을 공공재로 인식하고, 그것을 적절히 활용할 줄 아는 인재를 키우는데 집중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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