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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내포 동네 기자

개가 사람을 무는 이유? "견주 탓인 경우 많아"

 

 

 

이형주 작가 "짧은 줄에 묶어 키운 개가 더 공격적"

지난 20일 충남 홍성에서도 개가 사람을 문 사건 발생

 

 

한때 언론인들 사이에서는 '개가 사람을 물면 기사가 안 되도 사람이 개를 물면 기사가 된다'는 말이 유행했다. 평범하지 않고 특이한 사건이 기사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최근 '개가 사람을 무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연일 기사화되고 있다. 지날 달 14일 서울 창동 주택가에서는 지나가던 행인들이 맹견 2마리에게 물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또 지난 7일 안동에서는 70대 노인이 자신이 기르던 풍산개에 물려 숨진 사건도 있었다. 

지난 20일 충남 홍성에서는 목줄이 풀린 진돗개가 지나가던 70대와 80대 고령의 노인 2명을 물어 수술까지 받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홍성 경찰서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현재 '과실 치상 혐의' 등으로 수사가 진행 중이다.

홍성경찰서 형사팀 관계자는 "물지 않는 개는 없다"며 "반려견과 외출시에는 반드시 목줄을 채우고, 때에 따라서는 입마개까지 씌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개는 반려동물 이전에 주인을 안전과 생명을 지키던 수호자의 역할을 하도록 키워졌다. 개가 낯선 사람을 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은 종종 "우리 개는 착해서 물지 않는다"는 말을 하곤 한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사람을 무는 개의 행동을 교정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동물복지 전문가들은 문제 개의 뒤에는 문제 주인이 있다고 지적한다. <사향고양이의 눈물을 마시다>의 저자 이형주 씨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주인과의 교감이 없고, 긴장상태에서 자란 개일수록 사람을 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형주 씨는 동물복지 운동을 펴고 있는 활동가이기도 하다. 다음은 이형주씨와의 일문일답이다.

- 사람을 잘 무는 개가 있는 것인가, 개들이 사람을 무는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
특정 종의 개가 사람을 더 잘 무는 것은 아니다. 그런 통계도 없고, 과학적으로 증명이 된 바도 없다. 다만 견주의 부적절한 사육법 때문에 개가 공격성을 갖게 되는 경우가 오히려 더 많다. 개와 견주 사이에 충분한 교감이 없고, 운동량이 부족할 경우 개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결국 그런 개들이 사람을 물고, 짓는 등의 문제 행동을 보이는 것이다. 

- 견주의 책임이 중요하다는 얘기로 들린다.
다른 개나 사람들과도 접촉을 하는 연습도 필요하다. 보통 묶어서 기르는 개들에게 공격성이 더 많이 나타난다. 묶여 있을 경우, 개들도 자신이 위험에서 피할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공격성이 더 가중되는 것 같다. 물론 외출시에는 반드시 목줄을 해야 한다. 하지만 집 안에서는 목줄을 하지 않고 키울 필요가 있다.

- 묶어 놓고 기른 개들이 오히려 더 공격성이 강하다는 뜻인가
사람들은 개를 묶어서 키우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그와 정 반대이다. 짧은 목줄에 묶인 개들 일수록 공격성이 강하다는 것은 이미 많이 연구가 된 상태이다. 실제로 미국의 많은 주에서는 미국의 많은 주에서는 개를 묶어서 키우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한 주가 많다. 개를 짧은 줄에 장시간 동안 묶어 놓고 방치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 것이다.

개가 공격하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주인의 책임을 법적으로 명확하게 명시할 필요가 있다. 사실 동물의 습성에 대해 무지한 경우가 의외로 많다. 동물의 습성을 이해 할 수 있도록 교육 과정을 의무화 할 필요가 있다. 

 

(이재환 기자는 충남 홍성과 예산 등 내포지역에서 독립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