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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내포 동네 기자

홍성여고 이전 "이제는 말할 수 있다"... 그 뒷이야기

 

 

 

지난 5월 9일 홍성여고는 충남 홍성군 홍성읍 대교리로 이전했다. 이전 장소는 옛 홍성고등학교 자리이다. 홍성여고 이전은 홍성여고 동문들 뿐아니라 홍성 주민들의 숙원사업 중 하나였다. 주민들의 염원이 이루어 진 것이다. 홍성여고 이전 과정에는 주민들 외에도 숨은 조력자가 더 있었다. 

지난 2014년 홍성여고 총동문회는 '40여년 된 학교 시설의 노후화, 학교주변의 교통 체증, 축사의 냄새' 등을 이유로 학교 이전을 추진했다. 홍여고 이전 부지로 떠오른 곳은 당시 내포신도시로 이전 계획이 잡혔던 홍성고등학교 자리였다. 홍성고는 지난 2016년 내포신도시로 이전했다. 

홍성여고 총동문회는 지난 2013년, 학교이전에 대한 찬반을 묻는 설문조사를 벌여 교직원 100%, 학부모 95.35%, 재학생 91.89%의 동의를 얻어 냈다. 이전 추진을 위한 여론이 형성된 것이다. 홍여고 이전의 수훈갑은 물론 홍여고 총동문회와 재학생 및 교직원, 여기에 여론을 형성하며 호응한 홍성 주민들이다. 

하지만 홍여고 이전에는 미쳐 다 풀어 놓지 못한 숨은 이야기가 있다. 충남교육청(교육감 김지철) 관계자들은 "이제는 말할 수 있다"며 소리 소문 없이 진행된 홍여고 이전 과정의 후일담을 전했다.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학교를 이전 신설할 때만 교육부가 지원을 한다. 홍여고 이전 사례의 경우 교육부의 지원도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충남교육청은 홍성여고 이전에 100% 자부담으로 60억원의 예산을 집행했다.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일부 지역 신문에서는 홍여고 이전과 관련해 충남교육청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며 비판하는 사설이 실리기도 했다"며 "겉으로 드러내지만 않았을 뿐 충남교육청은 지역 언론이 지적하기 전부터 주민들을 도왔다"고 말했다.

이어 "홍성고 터를 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안이 있었다"며 "심지어 홍성군에서도 홍성고 터를 활용하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이전이 확정되었던 홍성고등학교 이용문제를 놓고 설왕설래가 오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충남교육청은 물밑에서 행정절차를 진행하며 '홍여고 홍성고 터 이전' 여론이 무르익기를 기다렸다.

충남교육청은 지난 2015년 홍성여고 이전 작업을 위해 기획관실과 행정과에 협업부서를 만들고 과장급 행정관을 책임자로 배정했다. 이에 대해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민원 업무 하나를 위해 협업 부서까지 지정한 것은 지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홍여고 이전, 그 뒤에는 충남교육청의 조력이 있었다

홍성여고 동문들도 홍여고 이전 과정에서 충남교육청의 공이 적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조성미(홍성여고, 22회)씨는 홍성여고총동문회 이사 자격으로 홍여고 이전 추진 작업에 참여했다. 조 씨는 "홍여고 이전은 홍여고인이 중심이 되었던 것이 맞다"면서도 "충남교육청의 공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성미씨는 홍여고 이전 추진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초기에는 아무도 우리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 주지 않았다. 그때 충남교육청을 찾아 갔다. 교육감은 두 개의 협업 부서를 지정하고 행정과장을 주무 책임자로 배정했다. 이 때 도교육청이 홍여고 이전 의지가 있다고 간파했다. 지속적인 설득으로 김지철 교육감의 마음을 움직인 것 같다. 사실 우리도 관청이 아니기 때문에 학교 이전 문제를 행정적으로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 지를 잘 몰랐다. 때문에 정확한 행정절차나 로드맵은 충남교육청에서 제공했다. 감사한 마음이 든다."

덕분에 홍성여고 동문들과 홍성 주민들은 결국 홍성여고 이전을 성공 시켰다. 결국 홍여고 이전은 홍성주민들과 동문, 그리고 충남교육청이 긴밀한 협력 관계를 통해 이루어 낸 성과물인 셈이다.

 

 

이재환 기자는 오마이뉴스를 소통 창구삼아 홍성 예산지역에서 독립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