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시사인 안은주 기자
사회나 문화는 환경을 파괴하면서 살아남을 수 없는 것 같다. 잉카·헬레나·에게·메소포타미아 문명 등은 환경문제 때문에 쇠퇴했다.
어떤 문명도 자연체계를 무너뜨리고 살아남은 전례가 없다. 우리 문명도 자연체계를 파괴하고 방해하면 그 전철을 밟게 될 것이다. 현재도 자연 문제로 일어나는 많은 현상이 있다. 토양 침식, 지하수면이 낮아져 우물이 마르고, 수산업이 무너지고 있으며 산림은 줄어들고 이산화탄소는 증가하고 기온이 상승해 북극·남극의 얼음이 녹는다. 이런 경향을 되돌리지 않는다면 우리는 큰 어려움에 처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구조의 변화가 중요한 것이다. 현재의 식량 부족 현상은 환경 및 인구학적 영향의 첫 번째 표시이다. 이전 문명의 쇠락 과정에서도 식량 문제가 가장 먼저 찾아왔다. 지금 곡물 가격이 급등하는 이유는 자연재해가 아니라 소비 때문이다. 사람들이 한 단계 높은 식량을 먹기 원하는 한편 미국에서는 엄청난 양의 곡물이 차량 연료로 전환된다. 식수 부족, 곡물 재배 감소, 토양 침식, 기온 상승, 더 나은 농업기술의 개발 불가능 따위로 인해 공급량을 더 늘리기도 어렵다. 지난 8년 중 7년은 곡물 생산보다 소비가 더 많았다. 현재 세계 곡물 재고량은 역사상 최저 수준이다. 앞으로의 시장을 내다보면, 12월에 재배될 밀이나 옥수수 가격은 지금보다 더 비쌀 것이다. 문명의 쇠락으로 가지 않기 위해서는 현재의 식량 상황을 관리해야 한다.
한국 대통령의 대운하 계획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대운하에 들어가는 막대한 자원은 재생 에너지 개발에 사용하는 것이 맞고 한국으로서도 바람직하다. 풍력발전소·태양열을 개발하고, 조력·지력 에너지를 개발해야 한다. 여기에 자본이 투자되어야 한다. 재생 에너지 개발에 대한 투자는 한국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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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 전설 주]
19일 이명박 대통령은 담화문에서 대운하 포기 의사를 밝혔다. 전제는 역시 '국민이 반대' 한다면 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70% 이상의 국민이 반대 하고 있는데, 여기서 더 국민의 뜻을 물어야 한다는 뜻 일까.
내가 운하를 반대했던 이유는 MB가 지금도 틈만 나면 자랑하는 청계천 때문이었다. 서울시장 시절 임기내 완공이라는 목적으로 복원작업이 급하게 이루어지면서 환경에 대한 고려나 에너지 절약 같은 중요한 문제를 간과한 흔적이 곳곳에서 나타났기 때문이다.
덕분에 청계천은 한강물을 전기로 퍼올려야만 유지 될 수 있고, 하수처리 시설이 허술해 여름철 집중 호우시에는 한강에서 잡아다 넣은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기도 한다. 친환경 하천이라는 이름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우회로에 대한 고려없이 청계천 고가를 철거하는 바람에 인근의 교통혼잡도 증가했다. 주말밤엔 광화문이나 종로에서 택시를 잡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 처럼 힘들다. 또 출퇴근 시간의 시청앞 거리나 종로 인근의 대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이것도 일종의 에너지 낭비인 셈이다. 이는 각종 변수에 대한 고려없이 임기내 완공이라는 목표 아래 속전속결로 공사를 추진한 결과이기도 하다.
사정이 이런데도 MB는 최근까지 대운하 공사를 대통령 재임기간 내에 하겠다며 벼루고 있었다. 청계천 사례로 볼 때 이는 매우 위험천만한 발상이다. 사실 그래서 운하를 반대했다. 여기서 잠시, 많은 사람들이 '겉보기에만 좋은 청계천'을 보며 그를 지지할 때 내가 얼마나 우울했을 지를 상상해 보시기 바란다.
사실 나는 청계천 복원을 찬성하는 입장이었다. 그 전제는 '완벽한 친환경 하천일 것'과 청계천 주변에서 삶의 터전을 삼아 살아온 사람들에 대한 충분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최소한 '청계천을 지지'했던 내 관점에서 보면 복원의 결과는 그다지 만족 스럽지 못했다. 오히려 실망에 가까운 것이었다. 이런 상황을 운하에 도입해 보면 그 결과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 뻔하다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아무튼 완벽하게 신뢰는 할 수 없지만, MB가 운하를 포기한 듯한 발언을 한 것은 일단 환영할 만한 일이다. 나중에 또다시 딴소리를 해서 뒷통수 맞는 기분만 느끼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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