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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야 뭐하니?

조설일보, 이건 어떻게 생각할까?

40일이 반년된 듯하다는데
㉠속의 정답을 찾아 보세요. ㉠은 과연 어떤 대통령일까요?


            대통령이 취임한 지 40일이 됐다. 아직 당선자 티도 채 벗겨지지 않은 셈이다. 그런데 이상한 일은 이 40일이 마치 반년이나 된 듯이 느껴진다는 사람이 늘어가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의 젊은 참모들은 으레 이렇게 나올지도 모른다. “그 사람들은 원래 반(反)          아니냐…. ” 그러나 그게 아니다. 선거 때 대통령을 찍었거나, 찍지 않았더라도 대통령으로서 좀 잘해주었으면 하고 바랐던 사람 가운데 이런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상한 일은 또 있다. 전(前) 대통령이건, 전전(前前) 대통령이건 간에 이맘때쯤이면 지지율이 90%대를 웃돌았다. 몰아치는 듯하던 개혁 드라이브나 환난의 위기의식 덕분만이 아니다. 새 대통령에게 따라붙는 ‘허니문 프리미엄’이 여기에 더해진 결과다.
<중간생략>

대통령의 임기는 햇수로 5년, 달수로 60개월이다. 문제는 같은 기간이라도 임기 초와 임기 말은 시간의 값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에선 프랭클린 루스벨트 이후 ‘취임 100일’이란 말이 생겨났다. 취임 후 100일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그 대통령의 성패를 가른다는 이야기다.           대통령은 이 금싸라기 같은 100일 가운데 벌써 40일을 소비했다. 중간결산을 서둘러야 할 처지다. 중간결산의 포인트는 역시 두 가지다. 첫째는 왜 벌써 지루하다는 소리가 나오는가다. 둘째는 전임자가 다들 누렸던 ‘허니문 프리미엄’을 왜           대통령은 누리지 못하는가다. 뭔가 이상이 있는 것은 확실하다. 문제는 그걸 찾아내 수리하는 일이다. 그러려면 ‘새 대통령은 취임 100일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가’라는 교과서로 돌아가야 한다.

신임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는 정권의 주제(主題)를 국민의 마음속에 심어주는 것이다. 이 일을 취임 100일 안에 해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정치적 본능이다. 국민이 속을 드러내놓지 않아도, 국민이 지금 절실히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짚어내는 능력이다. 이 대목에서 국민의 우선순위와 대통령의 우선순위가 엇갈리면 대통령은 겉돌게 된다.
<중간생략>

여기까지 오면 ‘          대통령 40일’의 수수께끼도 거반 풀린 셈이다. 국민의 86%가 경제가 나쁘다고, 76%가 IMF 사태 같은 게 다시 덮칠지 모른다고 걱정한다고 한다. 국정 현안의 우선순위가 북핵과 경제에서 경제와 북핵으로 바뀌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 마당에 대통령이 쏟아낸 그 많은 말 중에서 제일 자주 되풀이된 주제가 언론이고, 그 가운데서도 신문이다. 국민들에게서 코드가 맞지 않는다, 지루하다는 소리가 나올 법도 한 것이다.

새 정부가 유행시킨 대표적인 말이 바로 이 ‘코드가 맞는…’이란 표현이다. ‘허니문 프리미엄’을 제발로 차버린 주범이 이 말에 담겨 있는 적과 동지의 이분법이다. 이제 처방을 내릴 때다.           대통령은 지금부터라도 국민더러 코드를 맞추라고 할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코드를 맞추고, ‘우리끼리’에서 ‘다 함께’ 쪽으로 발걸음을 새로 내디뎌야 한다는 것이다.

2003. 4. 9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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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 전설 주]

딴지일보 수고했다. 이런 것까지 '디비' 파다니!
인터넷은 이처럼 무서운 것이다. 찾고자하면, 각종 사이트를 뒤져 외국어를 번역해서라도 다 찾을 수있다. 거의 수사대 수준에 이른 네티즌들도 많은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제기한 '의혹'을 단순히 '괴담'으로만 치부했으니, 기분이 좋을리가 없을 것이다.  

눈치챘겠지만 밑줄의 
㉠에 들어갈 말은 노무현이다. 글은 2003년 초에 조선일보가 작성한 것이다. 조선일보의 기자들이 만약 이 글을 다시본다면 과연 어떤 생각이 들까. 혹시 이거 조금 손봐서 지금 다시 써볼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아니다. 어쩌면 머리좋은 조선일보는 벌써부터 5년 뒤에 이것을 다시 써먹을 궁리를 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