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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공안정국은 이명박의 '성전'이다

<한겨레 21>
공안정국은 이명박의 '성전'이다
닷새 만의 반전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한나라당 중진 “촛불을 하나님이 주신 시험으로 보고 있을 가능성 높다”

촛불은 거부와 돌파의 대상 ?
이명박 대통령은 왜 촛불의 교훈을 받아들이지 못한 것일까. 한나라당의 한 중진급 인사는 이와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의 최근 행보를 보면, 광화문 앞을 가득 메운 촛불을 하나님이 주신 ‘고난과 시험’으로 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개신교적인 교리에서 보면, 지금은 하나님이 주신 고난이니 감내해야 하지만, 결국 이를 이겨내고 승리할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신교적 교리에서 보면 세상은 선과 악으로 나뉘고, 하나님과 함께하는 선은 반드시 승리할 수밖에 없다”며 “개신교 장로 출신인 이명박 대통령은 본인을 선의 세력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보면 촛불의 정체는 ‘사탄’이다. ‘악’이다. 이렇게 인식할 경우 촛불은 교훈의 대상이 아니라, 거부와 돌파의 대상이다. 역시 독실한 보수 개신교도인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한때 북한과 이란 등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이로 인한 국제적 갈등을 선과 악의 대결로 인식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공교롭게도 추부길 목사(청와대 홍보기획 비서관)는 6월5일 한국미래포럼 창립 2주년 감사예배에서 “사탄의 무리들이 이 땅에 판을 치지 못하도록 함께 기도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라고 발언했다. 추 비서관은 이 연설에서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이들을 “과장과 거짓으로 무장한 세력”이라며 “이들은 과장과 거짓으로 국민들의 가슴에 의심과 분노를 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중진급 인사는 “이명박 대통령이 이 발언을 가지고 추부길 비서관을 문책했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물론, 추부길 비서관은 6월23일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그런데 청와대는 ‘사탄 발언’과의 연관성을 밝히지 않았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추 비서관은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등 정식 홍보라인과 갈등이 많았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추 비서관의 사직을 결정했다기보다는 이 대변인 등의 압력이 더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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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 전설 주]

<한겨레 21>의 지적처럼, 이명박 대통령이 촛불을 거부하고 돌파해야 할 대상으로 생각한다면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그런 인식이 '숭례문 사태'와 유사한 불상사를 불러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겨레 21은 한귀영 실장의 입을 빌어 “숭례문 방화사건 당시 소방당국은 불씨가 가득한 내부는 그냥 두고 기왓장에만 물을 쏘다가 결국 전소시킨 적이 있다”며 “지금도 촛불집회라는 기왓장에 집중하다가는 쇠고기 불신 때문에 불길이 다시 살아나 기둥이 와르르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